종성(鐘聲)이 울립니다.
새벽의 어스름을 걷우는 천 년의 무게가 무릎을꿇어 엎드린 우리의 잔등을 타고 퍼져 나갑니다.
손마디는 종소리의 고동을 따라 떨림을 멈추지 못하는데
아하, 세존이시여 이 가슴을 적셔오는 흥분의 열기는 무슨 까닭입니까.
팔굽을 타고 등줄기를타고 퍼져 울리는 온 몸을 불태울 듯한 이 뜨거움은
무슨 까닭으로 우리를 감싸며 일렁이고 있나이까.
미처 세진(世塵)을 정갈하게 못하였고 아직도 해맑은 정수리를 갖추지 못하였기에
그 부끄러움을 안스러워 하는 어린 중생에게도 당신의 자비는 따사롭게 비추나이까.
내려 주옵소서. 어루만져 주옵소서.
행여 우리가 치닫고자 하는 일에 헤아림이 벅차고, 행함이 겨웁다 하더라도
그 모든 발길에 당신의 뜻이 감싸여 주신다면 그것은 광영(光榮)의 터전이 되옵니다.
안일을 정열로 어리석음을 지혜로
부끄러움을 장한 것으로,그리고 이룰 수 없음을 해낼 수 있는
기세 당찬 용트림으로 뒤바꾸는 그런 내일이 우리를기다리고 있음을 굳게 믿사옵니다.
그런 내일을 이룰 수 있음을 자신하옵니다.
그런 내일을 후인(後人)에게 물려줄 수 있음을 앙연히 장담하옵니다.
거룩하시어라, 세존이시여.
이제 여명의 때 들리는 종소리 잔잔히 가슴에 새기며,
타오르는 열기 마디마디에 감추오고, 일렁이는 눈빛을 고즈넉히 내려 깔고
용솟음쳐 배겨드는 힘과 힘을 다독거리나니,이것은 매무새를 여밈이요,
앉음새의 바뀜이며,모양새의 다림질이옵니다.
담긴 정열 두레박에 파담읍고 흐르는 의지 손 끝으로 새김질 하옵나니,
메마르고 삐뚤고 구차한 이 그들에게 다가가옵나니,
당신의 자비 광명 흥건하게 하옵소서.
당신의 지혜 말씀 영원토록 하옵소서.
이 땅위에 당신이 사랑하는 이녘에 갈 길 잡아 한 걸음 디디우며 고하나이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