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11, T-181. 오(吳)나라(220-280) 때 지겸(支謙)이 번역하였다.
부처님께서 아홉 빛깔의 털과 흰 뿔을 가진 사슴으로 지냈던 전생의 일을 설하신 경전이다.
그 사슴은 늘 항수(恒水) 가에 살았는데, 어느 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었다.
그 사람이 은혜를 갚고자 하였으나 사슴은 사양하면서 굳이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자신이 사는 곳을 남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였다.
이때 국왕의 부인이 꿈에 아홉 빛깔의 털과 흰 뿔을 가진 사슴을 보고 병에 걸리자, 왕은 이렇게 생긴 사슴을 잡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였는데, 마침 물에 빠졌던 자가 이 소문을 듣고는 왕에게 사슴이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
왕이 이 사슴을 잡게 되면 나라의 절반을 주겠다고 말하자, 물에 빠졌던 사람은 문둥병에 걸렸다.
왕이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사슴이 있는 곳을 에워싸자, 죽게 된 사슴은 직접 왕을 뵙기를 청하여 그 앞에 나아가서 물에 빠진 어떤 사람을 구해주었던 일을 말하였다.
사슴의 말을 들은 왕은 부끄러워하며 은혜를 저버린 그 자를 크게 꾸짖고, 나라 안에 영을 내려 사슴을 보호할 것을 명하였다.
그 뒤로 이 나라는 오곡이 풍성하였으며 사람들은 병에 걸리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그 사슴이 바로 부처님 자신이었으며 그때 물에 빠졌던 사람은 조달(調達)이라고 말씀하시고, 보살이 찬제(?提)바라밀을 행하여 인욕하는 것이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경은 『육도집경(六度集經)』 제6권의 제4 ?정진도무극장? 중 ?녹왕장(鹿王章)?의 내용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