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이 나도 밥은 먹고 울듯이, 기도도 그렇게…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제가 그동안 3년 기도를 작정을 하고 했는데요, 중간 중간에 사정이 있어서 못한 날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빠진 날을 보충하려고 요새 몇 일 더 하고 있고요 그런 다음에 회향을 하려고 미루고 있는데 그래도 될까요? ▒ 답 기도를 어떻게 하느냐..
기도는 쉽게..
밥 먹듯이 하면 됩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꾸준히 밥을 먹어야 하듯이 마음의 행복을 위해서 꾸준히 기도를 해야 한다..
꾸준히 수행을 해야 한다..
밥은 하루 세 끼 꼬박 꼬박 먹죠? 바쁠 땐 좀 거르기 하고, 좀 늦게 먹더라도 먹지요? 초상이 났을 때, 울다가도 사람들이 ‘밥 먹고 해라, 밥 먹고 해라’ 울다가도 밥 먹고 와서 또 울고 그러죠? 이렇게 밥 먹는 건 아무리 바빠도 좀 늦어질 순 있어도 빼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또 빼먹으면 다음에 양을 좀 많이 먹잖아요? 그렇죠? 초상이 나든, 어떤 일이 생기든..
여행을 가도 밥은 꼭 먹잖아요? 그것처럼 내가 백일기도를 한다, 천일기도를 한다..
이렇게 탁 정했으면, 밥 먹듯이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빠지지 말고 계속 해야 합니다.
밥 안 먹어도 기도는 해야 한다..
초상이 나면 울다가도 기도할 시간이면 옆방에 가서 기도하고 와서 또 울면 되고..
이렇게 해야 그 기도의 간절함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밥 먹듯이 해야 간절함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식으로 하되, 어쩔 수 없는 사정이면 시간을 좀 늦춰서 해도 되고, 빠졌을 때는 다음 날 더 많이 해도 되고..
이렇게 밥 먹듯이 해야지 하다말다 하고, 바쁘다고 안 하고 이러면 마음이 깊이 못 들어갑니다.
간절해야 일심이 되거든요..
꼭 그 시간에 그렇게만 해야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하려고 정한 거니까 그대로 하는 게 좋고, 어떤 사정이 생겼을 때 할까말까 할 때 ‘이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기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여행을 가서도 해야 합니다.
우리가 급하면 차 안에서 김밥으로라도 식사를 하듯이…
그와 같이 어디를 가서라도 시간이 되면 하려는..
그런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보살님같은 경우에..
천일을 정했으면 천일 동안 간절하게 한다..
중간에 어떤 일이 생겨도 구애받지 않고 한다..
그럼 꼭 그대로만 해야 하나? 아니다..
그럼 어떤 기준으로 하면 되느냐? 밥 먹는 걸 기준으로 삼아서 하면 됩니다.
이게 이제 기본 답입니다.
그런데 천일이 지났는데 중간에 좀 빠진 날이 있다..
그래서 마음이 좀 개운치 못하다.
그래서 백일기도를 더 정성으로 해서 마무리를 하겠다..
그래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