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참지 말고 풀고 사세요

참지 말고 풀고 사세요

-법륜스님-

저는 기도를 하면 화날 일이 더 생깁니다.

뭔가를 좀 하려고 하면 전화가 와서 저를 불러냅니다.

오늘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경을 보려고 하는데 그때도 아는 사람이 전화를 했습니다.

평소에 잠을 많이 못 잡니다.

봉사도 해야죠, 농사도 지어야죠, 또 영감이 술을 좋아하니까 영감 감시도 조금 해야 됩니다.

절에도 자주 못 가다보니 점점 절에 가기가 싫어집니다.

욕구 참기만하면 병으로 쌓여 피해의식에 젖으면 화 일어나 독경보다는 염불이나 절 수행 마음 닿아 있는 곳이 곧 법당 일반적으로 ‘신기(神氣)’가 있다고 하는 말 들어보셨지요.

이것을 요즘 의학적으로 말하면 ‘신경쇠약증세’가 있다고 합니다.

헛것이 보이고 헛소리가 들리고 피해의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화 한 통이 와도 내가 경 읽을 때 오면 ‘나를 귀찮게 하려고 전화가 온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무슨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일을 많이 하세요.

그리고 잠이 잘 안 오면 막걸리라도 한 잔 드시고 초저녁부터 푹 자버리세요.

이때 막걸리는 술로 먹는 것이 아니고 약으로 먹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3시까지는 푹 자야 합니다.

3시 이후에 일어나는 것은 괜찮아요.

책이나 경전은 읽지 마시고 염불하면서 절만 하세요.

절에는 가든지 오든지 어떻게 하든 괜찮아요.

마음 있는 곳에 절이 있는 거니까 가고 싶으면 가고,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생이다 보니까 일주일에 한 번은 법당에 가서 참배하고 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집에 가셔서 ‘스님한테 물어보니 당신 술 먹는 거 말리지 말고 그냥 같이 먹으라고 하십디다’ 말하고 먼저 취해서 주정도 하시고 애정 표현도 좀 하세요.

보살님은 마음속에 남편 사랑이 부족합니다.

마음이 허전해서 생긴 병은 염불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가 오계 중 하나를 파해도 좋다고 특별히 허락해 드릴게요.

병 치료용으로 술 먹어도 된다고 도장 찍어 드릴 테니 남편하고 같이 술도 먹고 술 취한 김에 남편한테 불만이나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리세요.

이것도 제가 허락해 드릴게요.

이렇게 다 말해버리면 상대가 괴로울까 싶어 마음이 쓰입니다.괜찮아요.

일 열심히 하시고,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술을 마시고라도 싹 다 해버리세요.

신혼 때 사랑받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체면 차린다고 못한 것들을 이제라도 다 해버리고 싹 다 풀어버려야 됩니다.

우리가 욕구를 지켜보고 욕구에 끌려가지 않아야 되는데 대부분 욕구를 참습니다.

예를 들면, 결혼해놓고 체면을 차린다고 사랑의 욕구를 참는다든지, 자기 할 말을 참고 참아서 병이 되는 겁니다.

염불하면서 참고, 기도하면서 참고, 책 보면서 참다 보니 안에 병이 쌓여서 큰일이 나는 겁니다.

이 응급처방으로 근본치료는 안 되지만 워낙 급하니까 우선 욕도 해버리고 그냥 막 싸워버리고 성질대로 해버리세요.

그렇게 해서 화기가 좀 빠져야 됩니다.

지금은 더 억눌러서도 안 되고, 참회도 하면 안 됩니다.

옛날에 하고 싶었던 것을 전부 다 속 시원하게 풀어야 돼요.

앞으로 책도 보지 말고 영감님 감시도 하지 말고, 보살님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영감님도 먹고 싶은 대로 먹게 하면서 서로 좀 풀고 살면 건강해집니다.

부처님 법은 옹졸하지 않아요.

바다처럼 넓어서 고통 받는 중생을 해방시키는 것이 부처님 법입니다.

마음을 좀 더 크게 내어 사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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