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생활수행의 길잡이

생활수행의 길잡이

-법상스님-

마음이 딱 짜여져 있으면, 마음이 이러 저러하게 딱 고정되어 있으면, 부처님 공부하기 참 어렵습니다.

내가 처한 삶과 고난 등에 내 마음이 온전히 빠져 있기만 하면 부처님 가르침이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마음을 활짝 열어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지금의 그러한 상황들, 답답함들 그런 마음들에서 밝은 마음 담을 수 있는 여유와 한 켠 텅 빈 공간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법우님들…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꾸준히 함께 공부 인연 지어가신다면, 지금 법우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많은 어려움들, 괴로움들 분명 이겨내고,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신감을 가지시고, 확실한 믿음을 가지시고 우리 모두가 함께 공부해 가겠다는 마음 가지시기 바랍니다.

굳은 믿음은 공부의 기초가 아니라 공부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마음만 크게 돌리면, 마음만 크게 놓으면 한 순간에 끝나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러나 오랜 습과, 지금까지 익혀 온 답답하고 갑갑한 마음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며 동료와의 문제, 하고싶은 일들에 대한 문제 등…

이런 업습들로 마음이 꽉 차여 있기에 그 마음 쉽사리 놓아버리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지한 마음, 정말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만 있으시면 공부 잘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조바심을 내지 마세요.

빨리 무언가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지 마세요.

마음을 텅 비우는 작업이란 무언가 빨리 변화하고자 하는, 바라는 마음을 먼저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천천히 해도 좋습니다.

어차피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면 그러기 전보다는 마음이 한 결 평온해 질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 혼란스러운 마음, 이래 저래 복잡한 마음들 때문에 중심을 잡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러더라도 태산같이 마음에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내 중심에 대한, 내 마음에 대한, 주인공, 참 나에 대한, 자성부처님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어야 마음에 견고한 중심이 섭니다.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이 세상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습니다.

도저히 믿을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한없이 흔들리게 됩니다.

나의 삶이 외부의 많은 경계에 크게 휘둘리게 됩니다.

뿌리 깊은 나무라야 온갖 비바람에 휘둘리지 않듯, 마음의 중심을 깊이 세워야 온갖 안팎의 경계에 휘둘리지 않는 법입니다.

법우님 스스로를 믿으세요.

내가 나를 굳게 믿으면, 내가 나를 완벽하게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본래 내가 나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108배를 하고, 3000배를 하며, 예불이며, 독경, 염불을 해야지만 수행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이지, 거기에도 걸리게 된다면, 수행이 나를 괴롭히게 된다면 과감히 그것 조차도 놓아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믿음이란 마음의 중심이란 절로, 염불로, 독경으로 잡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저 크게 한생각 돌이켜 내가 나의 주인임을 굳게 믿으면 됩니다.

믿는데 108배 했다고 더 잘 믿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굳게 믿고 나면 두려울 것이 없어집니다.

그저 내 주인공에, 자성부처님께 모든 것을 턱 맡겨놓고, 일체 모든 분별심이며 괴로움 들을 다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나는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가시면 됩니다.

그것이 놓는 방법입니다.

굳게 믿는 것이 굳게 놓는 일입니다.

내가 산다고 하면, 내가 괴롭고, 내가 답답하고, 내가 일 때문에 괴롭고, ‘내’가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 ‘나’를 놓아버리십시오.

모든 것을 부처님 전에 다 공양올리세요.

내가 하는 일이 아닌 부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놓으세요.

괴로운 것도 부처님 일, 일이 풀리고 말고도 부처님 일, 내 적성에 맞고 맞지 않고도 부처님 일, 직장 동료와 마찰이 있고 없고도 부처님 일, 그렇게 온전히 내 주인, 자성불을 굳게 믿고 가면 모든 일이 절로 절로 저절로 되어집니다.

되어져야 한다는 바라는 마음으로 해서는 되어지지 않습니다.

바라는 마음까지도 놓고, 이렇게 하면 된다더라 하는 마음도 놓아야 참으로 놓는 것이 됩니다.

내 일도 아닌데 되고 안되고 걱정할 게 없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

법우님의 꽉 찬 마음 비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중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를 이기는 경계는 없습니다.

내가 이기지 못할 괴로움은 없습니다.

그러니 당당하게 나아가셔도 좋습니다.

수행자는 그러하셔도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우선은 그렇게 놓고 가는 연습을 해 보세요.

사실은 108배, 염불, 독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공부, 이 연습 하는 일입니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하루 일과 중에, 경계가 올라올 때, 잠들기 전에, 이런 저런 마음이 올라올 때, 모든 순간 순간 놓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놓는 연습이란, 방하착 연습이란, 부처님 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어리석은 ‘나’를 놓아버리고, 밝으신 ‘부처님’ 되는 연습입니다.

일거수 일투족 모든 생활을 부처님 전에 다 공양올리세요.

다 바치세요.

완전히 부처님께 맡겨 버리세요.

내가 짊어지려고 아둥바둥 할 것 없습니다.

내가 짊어지려고 하면 자꾸 잡아드는 것이지만, 부처님께 다 드리려고 하면 자꾸 놓는 것이 됩니다.

삶이 자꾸 풀리고, 맑고 향기로워 지는 것이 됩니다.

굳이 염불하라는 이유는 순간 순간 이 놓음의 도리, 마음 공양의 도리를 잊고 사니까, 순간 순간 염불함으로써 그 마음을 놓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그러니 염불 안 해도 좋은 것이지요.

온전히 놓을 수만 있다면…

부처님 굳게 믿고 가세요.

그러면 삶이 넉넉해지고, 당당해지고, 걸림이 없어집니다.

순간 순간 ‘부처님!’ 하고 부처님께로 회향하세요.

부처님께로 다 돌려 놓으세요.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 온전히 귀의하는 일입니다.

힘든 일이 닦칠 때, 나도 처음 해 보는 모르는 일을 감당 할 때, 가슴이 답답하고 미치겠을 때, ‘부처님’ 하고 그 마음 다 공양올리세요.

모든 일에 나 대신 ‘부처님’을 가져다 놓으세요.

내 마음이 온전히 밝으신 부처님을 향하도록 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나를 이끌고 가신다는 것을 한 순간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나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나를 이끌도록 하면 세상 일은 참으로 평온해 질 것입니다.

순간 순간 ‘자성 부처님께서 알아서 사세요.’ 하고 돌려 놓으세요.

세상 사는 게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알아서 살아가시는 것이라고 돌려 놓으시라는 말입니다.

나는 세상 사는 법도 모르고, 어찌 살아야 하는 줄도 모르는 어리석은 중생이니, 밝으신 부처님께서 알아서 살아가세요.

하고 돌려 놓으시면 됩니다.

나 잘난 줄 알면 수행이 거꾸로 갑니다.

나 못난 줄 알아야 아상을 녹일 수 있어요.

나 못난 줄 알아야 밝으신 부처님께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길이 보입니다.

내가 하는 일일 때는,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온갖 근심 걱정이 앞서지만, 부처님께서 하시는 일일 때는 걱정할 게 없어집니다.

그냥 나는 굳게 믿고 턱 놓고 그냥 그냥 ‘할 뿐’이 되면 됩니다.

시비 할 것도 없고, 분별할 것도 없고, 그냥 그냥 ‘살아갈 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유롭게 당당하게 걸림없이 살아가셔야 합니다.

이 한마디 답변으로 마음 확연해 지지 않는다고, 마음 홀가분해 지지 않는다고 부처님 말씀도 별것 아니네 하지 마세요.

부처님 말씀 깨치기 전에는 그 어떤 불평도 하지 마십시오.

온전히 믿기만 하세요.

온전히 받아들이기만 하세요.

그렇게 그렇게 밝은 마음으로 부처님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법우님들…

이제 시작입니다.

삶이 크게 변화하는 시작 말입니다.

그 변화의 시작을 믿어 보시기 바랍니다.

똑같은 마음 가진 사람들이 도반되어 밝음을 향해 정진해 보는 것 이것 참 아름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길을 어깨동무하고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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