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업장 소멸하는 법
-법상스님-
나보다 잘난 사람 보면
질투심이 올라온다거나,
나보다 못난 사람 보면
‘나 잘났다’는 우월감이 올라올 때
‘이게 바로 업장이구나’
하고 얼른 지켜볼 수 있어야 합니다.
열등감이든 우월감이든
잘 지켜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 마음에 대고 염불하고
그래도 안 되면
딱 버티고 앉아 마음 다해 독경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 마음 지켜보고
잘 닦아내는 일이 업장소멸하는 일입니다.
업장소멸 업장소멸 말로만 백날 해야
내 안에서 경계따라 문득문득 올라오는
이 생생한 생활 속의 업장을 닦아내지 않으면
절에 백날 다녀도 별 소득이 없어요.
매일 매일 마음 닦고 정진하다보면
자신 스스로는 느끼지 못할 지라도
내 안에서는 업장이란 놈이
얼마나 닦아지고 있는 건지 모른단 말입니다.
가만히 올라오는 마음 지켜보세요.
경계에 부닥쳐 마음이 얼마나 여여해지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생생하게 순간 순간 경계따라 올라오는 마음을
잘 관하고 잘 닦아내어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 여여할 수 있어야
살아있는 생활 속의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구 잘 되는 꼴 못 보는 마음인가,
친구 잘 될 때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 주고 격려해 주는 마음인가,
또 사람들 만날 때,
혹은 나보다 못난 사람 만날 때
‘나 잘난 마음’, ‘상대를 깔보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 잘난 사람은 공부 절대 못합니다.
물론 나 못난 데 집착하는
사람도 공부 잘 한다고 할 수는 없어 요.
그렇더라도
나 잘난 마음을 가지지 말고,
나 못난 줄 아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설령 남 잘 되는 꼴 보고
속이 좀 메스껍더라도
자꾸 기뻐해 주고 격려해 주는 마음 연습을 해야하고,
못난 사람 만나더라도
절대 부처님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렇게 연습하다보면
마음이 중심을 딱 잡게 됩니다.
마음이 잘나고 못난 경계를 허물게 되요.
그래야 여여해 지고,
내 안에 있는 잘나고 못난 업장이 소멸될 수 있는 겁니다.
일단 남들 보고
좋고 싫은 마음이 일어날 때는
무조건 하고
깜짝 놀라 지켜볼 수 있어야 됩니다.
그게 그런 마음 닦는, 업장 소멸하는 첫 번째 길이예요.
보지도 못하는데 닦는 일은 얼마나 먼 길이겠어요.
그러나 일단 알아차릴 수 있다면
반 이상은 벌써 끝났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러니 알아차리면서 ‘난 아직도 이것밖에 안 되’ 하고
그걸 가지고 또 다시 분별할 필요는 없습니다.
딱 알아차렸으면
그 놈이 어디서 왔나[生]
어떻게 머물다가[住] 어떻게 변하고[異]
또 어떻게 소멸되는가[滅]를 물셀 틈 없이 지켜보세요.
지켜봄이 깊어지면 그냥 녹아 없어지고 소멸됩니다.
그런데도 안 된다 싶으면
그 마음을 관하면서 염불하시고,
또 모자라고 석연치 않은 찌꺼기 마음이 남아 있다면
딱 버티고 앉아 마음을 다해 독경을 하면
그 어떤 업장이라도
분명 소멸시키고 녹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활 속의 정진이예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생활수행자인 것입니다.
경계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경계 앞에서 당당해 지고,
떳떳하게 마주하여 정진으로 닦아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