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염불 참선 사경__ 도대체 어느 게 좋은 건가요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연세 높은 어르신) 저는 나름대로 수행을 하면서도 과연 정법을 행하고 있는지가 항상 미심쩍습니다.

어떤 스님은 기도가 좋다, 어떤 스님은 염불이 좋다 어떤 스님은 사경이 좋다, 또는 참선이 좋다..

하시는데 그래서 헷갈리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답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보았더니 의사선생님이 운동부족이라고 하시면서 운동을 좀 하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운동을 하면 좋겠습니까?’ 물었더니 ‘어떤 운동이라도 좋으니 운동을 하세요’ 이랬습니다.

그래서 축구 좋아하는 친구한테 ‘무슨 운동이 좋을까’ 물었더니 축구가 좋다고 합니다.

농구 좋아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뭐라고 할까요? ‘농구하세요’ 그러겠죠?또 매일 아침 조깅하는 사람한테 물으면 ‘조깅하세요’ 그러겠죠? 등산하는 사람한테 물으면 ‘등산이 좋습니다’ 그러겠죠? 그럼 이제 헷갈리죠? 어떤 사람 말이 맞고, 어떤 사람 말은 틀린 걸까? 다 맞는 말일까? 아니면 다 틀린 말일까? 자,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떤 운동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운동’이 중요한 겁니다.

그리고 어떤 운동을 하느냐 하는 것은 인연을 따라서 하면 됩니다.

운동장 없으면 축구는 못하겠죠? 운동장이 있어도 같이 할 사람 없으면 또 못하겠죠?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마음이 괴로운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행복해지려면 마음공부 좀 하세요..

어떤 마음공부 할까요? 하면 평생 참선만 하신 스님께 물으면 뭐 하라고 하겠어요? 참선하라고 하겠죠? 염불로 득도한 사람한테 물으면 염불이 제일 좋다고 그럴 것이고..

그래서 옛날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아주 기억력도 없고 일자무식인 할머니가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어서 절에 가서 스님께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이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항상 관세음보살만 염송하세요.” 앉으나 서나, 오나 가나, 밥 먹을 때나 똥눌 때나..

소리를 내서 하든, 속으로 하든..

하여간에 놓치지 말고 계속 관세음보살만 염송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중단하면 잊어버릴까 걱정돼서 계속 염불만 했습니다.

‘관셈보살 관셈보살 관셈보살..’ 이렇게 관셈보살만 하니..

손자들이 할머니랑 대화를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이렇게 몇 일이 흘렀는데..

하루는 손자가 뛰어놀다가 문지방에 걸려 착 넘어졌어요..

깜짝 놀란 할머니는 얼른 달려가서 손자를 일으키고 달래다가..

그러다가 그만 염불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니 내가 무슨 염불을 했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손주들한테 물어봐도 안 가르쳐줍니다..

이거 참 큰 일이었습니다.

소원을 이루려면 염불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자꾸 자꾸 물었더니, 손주들이 할머니를 골탕먹이려고 엉뚱한 걸 가르쳐주었습니다.

‘담뱃집 샌님’이라고요..

그래서 할머니는 ‘담뱃집 샌님’을 열심히 불렀습니다.

‘담뱃집샌님, 담뱃집샌님, 담뱃집샌님..’ 그래서 결국 소원을 성취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관세음보살이냐, 담뱃집샌님이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건 입에서 나오는 소리이고, 마음을 일심으로 기도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질문하신 거사님은..

어느 스님 말이 맞나 고민하지 마시고 인연이 닿는 대로, 여건이 되는 대로..

하던 대로 그렇게 열심히 쭉 하시면 됩니다.

누가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해도 구애받지 마세요.

그저 내 갈 길을 쭈~욱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공부가 제대로 되나 안 되나’ 점검해볼 수 있는 증표를 하나 말씀드리면..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하나 있어요.

뭔지 아시겠어요? 잔소리예요..

잔소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들 딸 믿고..

손자를 믿고..

그래서 입에서 잔소리가 나오려면 뭘 하는 게 좋다? 염불하는 게 좋습니다.

절에서나 집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어디서나 염불하시고..

염불도 한 염불만 계속 해도 되고..

이것 저것 섞어서 해도 되고..

염불 원칙에 그런 게 있습니다.

한 부처님만 계속 불러도 되고, 여러 부처님 명호를 바꿔가면서 불러도 되고..

큰 소리로 불러도 되고, 작은 소리로 불러도 되고..

밖으로 소리내서 불러도 되고, 속으로 불러도 되고..

그러니까 그런 형식에 너무 구애받지 마시고 지금 하시는 대로 꾸준히 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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