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황금백조

황금 백조

-법정스님-

옛날에 매우 가난한 한 노인이 병이 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에게는 아내와 딸 셋이 있었습니다.

“아, 내가 죽으면 아내와 딸들은 어떻게 먹고살까?” 노인은 자기가 죽는 것보다 아내와 딸들이 살아갈 일이 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노인은 늘 그런 걱정을 하다가 어느 날 조용히 숨을 거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늘 아내와 딸들을 걱정하다가 죽어서인지 노인은 깃털이 모두 황금으로 된 멋진 황금 백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아, 내 깃털이 모두 황금으로 이루어져 있구나!” 황금 백조는 몹시 기뻐하며 자기가 살던 집으로 날아갔습니다.

노인이 죽은 후 아내와 딸들은 남의 집에서 하인으로 일하며 몹시 힘들게 살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황금백조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이제 걱정 말아라.

내가 돠와줄 테니.” 황금 백조는 가족들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습니다.

그날 이후 황금 백조는 날마다 자기 집 마당으로 날아가 자신의 황금깃털을 하나씩 떨어뜨렸습니다.

“아니 이게 뭐지?” “와, 황금으로 된 깃털이다!” 딸들은 황금 깃털을 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 뒤 몹시 가난하게 살던 노인의 아내와 딸들은 황금 깃털을 팔아 금세 부자가 되었습니다.

큰집도 사고 하인도 부리는 등 남부러울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황금 백조님 덕분에 부자가 되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황금 백조님!” 황금 백조가 날아올 때마다 딸들은 손을 흔들며 그렇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황금 백조는 계속 하루에 하나씩 황금 깃털을 떨어뜨려 주었습니다.

노인의 아내와 딸들은 하루가 다르게 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노인의 아내가 세 딸을 불러 말했습니다.

“얘들아, 내게 좋은 생각이 하나 있는데, 황금 백조를 잡아 한꺼번에 깃털을 다 뽑아 버리자.

그러면 우리는 더더욱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게다” 노인의 아내는 원래 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딸들은 이 같은 어머니의 말에 모두 반대했습니다.

“고마운 백조님을 잡다니 말도 안돼요.” “그렇게 하면 은혜를 저버리는 거예요.” “저도 싫어요.” 그러나 노인의 아내는 자기 욕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노인의 아내는 딸들 몰래 커다란 그물을 쳐서 황금 백조를 잡고 말았습니다.

“아이쿠, 나 죽는다!” 황금 백조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황금 백조가 그물에 잡히자마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황금 백조가 순식간에 보통 백조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건 무슨 일인가요! 이전에 황금 깃털을 팔아 새로 산 큰집도 순식간에 옛날의 가난한 집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재산과 하인들도 모두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너무 욕심을 부려 그만 모든 게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었습니다.

“아아, 내 욕심이 너무 지나쳤구나….” 노인의 아내는 그제야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노인의 아내와 세 딸은 다시 예전처럼 가난해져 그때 그때 먹을 것조차 걱정해야 하는 가엾은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중국 고대의 철학자인 노자는 그가 쓴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죄악 중에서 탐욕보다 더 큰 죄악은 없고, 재앙 중에서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없으며, 허물 중에서 욕망을 다 채우려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 죄악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거의 모든 죄악은 지나친 욕망인 탐욕에서 옵니다.

탐욕은 다름 아닌 자기 분수 밖의 욕심입니다.

노자는 뒤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따라서 넉넉할 줄 알면 항상 풍족하다.’ 결국 만족하면서 살아야 행복해진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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