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대화의 방법

대화의 방법

-법상스님-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영양가 없는 말을 수 없이 내뱉는 일들을 될 수 있다면 줄여 나가면 좋겠습니다.

사람을 만나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잡담만 늘어놓다가 공허하게 헤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아요.

특별히 만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심심하니까, 외로우니까, ‘뭐 없나’ 하는 마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만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럴 시간이라면 차라리 조금 외롭더라도 조금 허전하더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꾸어 나갈 일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는 또 친한 친구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지요.

미리미리 무슨 말을 할 것인지, 무슨 이유로 만나는 것인지 우선 명확하게 정리를 하고 될 수 있다면 꼭 해야 할 말들을 단순하게 꺼낼 일입니다.

괜히 시간 때우려고 이런 저런 잡담에 음담패설로 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면 그것은 시간만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영혼의 맑음과 고요함마저 버리게 되고 말 것입니다.

설령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더라도 늘 속내를 비추어 보고 몇 번이고 안에서 걸러 내어진 말들을 아껴서 꺼낼 일입니다.

말이 입에서 맴돈다고 아무런 걸러짐 없이 툭툭 내뱉는다면 그 말로 인해 우리의 속 뜰은 많이 탁해질 것 같습니다.

말이란 늘 허물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많은 말 속에는 그만큼 많은 허물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사람을 만날 때, 대화를 나눌 때, 우린 좀 더 깨어 있을 필요가 있는 겁니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내 속을 비추어 볼 수 있다면 우린 참으로 큰 깨우침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당장에 이 말을 깊이 새겨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그때를 지켜볼 일입니다.

그 지켜봄이 얼마나 큰 깨우침을 가져다 줄 것인지는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겁니다.

말을 꺼내기에 앞서 늘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안으로 몇 번이고 지켜본 뒤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말만을 꺼내어 보세요.

그리고 그 비춤이 좀 더 깊어졌을 때, 어떤 방식의 말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가져다 주는지, 혹은 어떤 기쁨을 가져다 주는지, 말과 침묵의 법칙을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말 그리고 침묵…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잘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