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변하면 세계가 변한다
-법상스님-
내가 변하면 세계가 변합니다.
힘들고 답답할 때면 우린 주위를 탓하기 쉽습니다.
선배의 나쁜 성격을 탓하고, 후배들의 안일함을 탓하며, 사람들의 무능력을 탓하면서 ‘나’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한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정작 탓해야 할 대상이 누구이며 관대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올바로 보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수행자의 진면목은 이 세상 모든 일은 ‘나’로부터 나온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올바로 알고 실천할 줄 아는 모습에서 나옵니다.
탓해야 할 ‘남’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기적인 동료들의 모습에서 나의 이기심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안일하고 게으른 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의 나태함에 채찍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욕하거나 헐뜯는 사람, 나에게 발길질하는 사람들에게 까지도 다투려 들거나 화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렇게 거칠게 나타나는 환경이나 조건 이 모든 경계가 내 마음의 거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고는 얼른 ‘내가 바뀌어야겠구나’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내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조건이며 경계들은 모두가 내 업식 만큼의 모습들입니다.
내 마음 닦은 만큼의 경계들입니다.
내 안에 그러한 원인이 없다면 내 앞에 그런 힘겨운 경계가 펼쳐질 수가 없는 것이 인연의 도리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 모든 일들은 오직 내 안에서 나오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누구도 나의 업식을 대신 지어줄 수 없으며 대신 받아줄 수도 없고, 있지 않은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습니다.
이 모든 주위 환경 속에는 내가 수억 겁을 살아오며 지은 모든 업장, 인연의 연줄이 올올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과거에 내가 한 말과 행동과 생각의 업식(身口意 三業)에 따라 현실에 나의 환경이나 조건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경계에는 아무런 잘못도 있을 수 없습 니다.
원망과 원한의 화살을 오히려 내 안으로 돌려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마음먹은 행동(身),언어(口),생각(意) 하나하나는 곧 앞으로 올 미래에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능숙한 화가와 같아서 마음 먹은대로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습니다.
현실이라는 종이 위에 몸과 입과 생각이라는 붓으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그려 낼 수 있습니다.
그렇듯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이기에 상대를 바꾸는 것 또한 나만이 할 수 있습니다.
나의 마음은 능히 상대를 바꿀 수 있습니다.
나의 마음이 바뀌면 ‘상대’의 마음도 바뀌게 마련입니다.
모든 문제의 중심은 오직 ‘나’에 있습 니다.
바꾸어야 할 ‘너’란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변하면 ‘상대’가 변합니다.
내가 변하면 가정이 변합니다.
내가 변하면 사회가 변합니다.
내가 변하면 세계가 변하고 우주가 변합니다.
‘남’을 위해, ‘이웃’을 위해 기도하는 밝은 마음을 내어 주세요.
마음 속에 상대를 위한 지극한 원을 세우고 그들을 편견 없이 맑은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그들이 바로 나의 부처님이십니다.
나에게 욕하는 선배 부처님, 눈치만 살피며 게으른 후배 부처님,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 부처님, 걸핏하면 화만 내는 직장상사 부처님, 집에 있는 남편이며 부모님 또 자식 부처님, 이 모든 분들이 나를 이끌어 주는 참 부처님이십니다.
부처님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오직 밝으신 부처님들 공양 공경하는 데에 정진하기만도 많이 바쁩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어리석은 ‘나’를 돌려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