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가피는 어떤 것인가요

가피는 어떤 것인가요

-법륜스님-

원하는 바 이뤄주는 힘 있다는 건 착각 타인 복 비는 보살 마음내야 가피 받아 절에서 “부처님 가피로 세세생생 복을 누리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가피란 무엇인가요?

대부분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피를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을 부처님의 무한한 힘으로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피를 여러분들이 바라려면 기도를 간절하게 해야 합니다.

간절하게 한다는 말은 하늘이 감동할 만큼 간절해야 된다는 겁니다.

하늘이 감동할만한지 아닌지는 옆에 있는 사람이 감동하는지 안 하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내가 하는 행동을 보고 남편이 감동을 하든지, 부모가 하는 걸 보고 자식이 감동을 해서 그들의 인간성이 바뀌어 버릴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먼저 사람이 감동해야 하늘이 감동합니다.

이해하는 것은 의식의 세계가 움직이는 것이고 감동을 하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 무의식의 세계가 변하면 자율신경이 변해버립니다.

그래서 몸의 병이 낫는 효과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바깥에서 딴 사람이 보고 감동을 해버리면 상상도 못 할 외부적 에너지가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런 것도 가피의 일부이긴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이것을 가피의 전부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복으로 말하면 유루복에 속하는 겁니다.

무루복은 이것보다 수 억만 배 더한, 한량없는 가피가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이 법에 귀의할 때, 법을 깨달았을 때 일어나는 가피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행복해지는 것은 깨달음의 경지입니다.

담마 차원에서 얻는 가피에요.

내가 저 사람을 도와줄 때 나한테 기쁨이 오는 이 도리를 깨달으면 가피는 즉시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좋은 인연을 지었기 때문에 그 결과로 저 사람이 나중에 나를 사랑하거나 도움을 준다면 그것은 드러난 현상계의 과보입니다.

이것은 시차를 두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전부 다 현상계의 과보(유루복)만 늘 염두에 둡니다.

내가 상대를 이해하면 바로 내가 행복해지고, 내가 상대를 좋아하면 바로 내가 행복해지는 이것은 가피가 즉시 옵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처님의 가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행자들, 불교신자가 진짜 얻어야 할 가피는 해탈, 열반입니다.

그것은 법의 깨달음을 통해서 얻는 가피입니다.

부산물로 따라오는 것이 유루복입니다.

사실 이것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닌데도 중생의 눈에는 언제나 그것만 보이지요.

법을 깨친 가피, 법을 아는 가피에서 오는 기쁨은 괴로움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또 괴로움으로 전환되지 않고 괴로움이 일어나지 않고 괴로움이 없어진다고 해서 니르바나, 열반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기도는 재앙을 자초할 때가 많습니다.

지어놓은 복은 없으면서 복 달라고 악을 쓰고, 나쁜 짓을 해놓고 화는 안 받겠다고 용을 쓰지요.

내가 복을 짓지 않고 복을 가져가버리면 복 지어놓고 못 가져가는 사람이 생길 겁니다.

복이나 가피를 받고자 한다면 보살의 마음을 내야 합니다.

‘저 사람이 나쁜 일을 저질러서 받아야 할 재앙이 너무 크니까 부처님 제가 대신 좀 받겠습니다.

제가 지어놓은 복이 좀 있는데 저 사람이 너무 복이 없으니 부처님 제 복을 저 사람에게 좀 주세요.’ 이렇게 내 것 좀 나눠주고, 남한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책임을 내가 떠안는 이 마음이 보살의 마음입니다.

복 받을 일을 해야 복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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