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삶의 지혜를 주십시오(3) -보성큰스님- 문:자녀교육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답:부처님 앞에서, “부모노릇 잘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모노릇을 잘 하겠습니까?”하면서 절을 열심히 하다가, 부처님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때 좋은 방법이 나옵니다.
부모들은 자식걱정을 지나치게 많이 합니다.
하지만 걱정을 한다고 자식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들 딸에 대한 걱정 보다는 제 갈 길을 제대로 잘 가면 자식들도 제자리에 있게 됩니다.
세상 일이 걱정을 한다고 해결이 되던가요? 그저 한결같이 ‘내가 갈 길을 잘 찾아가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갈 길을 잘 찾아 가겠습니다’ 이렇게 원을 세우고 부처님 전에 절을 하면 가장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제 갈 길을 잘 가면 자식들도 시집장가 잘 가서 아이도 잘 낳고 훌륭한 사람이 그냥 됩니다.
문:여러가지 질병으로 나이에 관계없이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습니까? 답:내게 온 병이든 죽음이든 사실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으로 가는 죽음을 꼭 괴롭게만 생각할 일이 무엇입니까? 제대로 살지 못하면 천년을 살아도 죽음이요 지옥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편안해집니다.
[반야경]에서, “보살이 집착 없는 지혜로 제행무상(諸行無常) 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면 기뻐할 것도 슬펴할 것도 버릴 것도 취할 것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나도 요즘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 80년이나 부려먹었으니 탈이 날 때도 되었지요.
눈도 희미하고, 이도 몸도 고장이나서 치과도 가고 물리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나는 ‘정상 (正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쓴 기계가 고장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이 몸을 끝까지 건전하게 쓰다가 어느 날 훌쩍 낡은 옷을 벗어던지듯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렇게 떠나기 위해서는 늘 삶을 반성하며 조심해서 살고, 향상할 수 있도록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지요.
문:억울하고 괘씸한 일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합니까? 답:우선 괘씸한 것을 괴롭게 생각하지 말고, 일어난 상황을 두고두고 점검해야 합니다.
소금을 한참 입에 넣고 있으면 짠맛이 없어집니다.
이렇게 짠맛이 없어질 때까지 소금을 물고 있는 것이 정진이요 수행입니다.
문:절마다 건물을 짓고 각종 불사를 많이 하고 있 습니다.
이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답:요즘 스님들 중에는 절을 직장으로 생각하는 사람 이 더러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대놓고 말합니다.
“스님네들 절집에 올 때 부모 논밭 팔아서 돈 들고 오지 않 았다.
절밥 먹고 살면서 신도들한테 ‘나 좀 먹여 살리시오’ 하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
” 스님네가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그것은 부처님 돈입니다.
절의 돈도 아니고 스님의 돈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것을 늘 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신도가 갖다 주는 돈은 후학들을 공부시키는 불사에 건전하게 써야 하며, 부처님 정법 을 펴기 위한 일에 옳게 써야합니다.
옳은 일만 한다면야 정부의 후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돈이 없어 못하겠습니까? 문:근간에 가까이 지내는 선지식이 있으신지요? 답: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영리해서 사귐에 깊이가 없고 외로운 사람들뿐입니다.
나는 15년 전부터 달라이라마와 가끔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퍽 재미있습니다.
달라이라마를 처음 만났을 때 나눈 대화입니다.
“당신, 모택동한테 쫓겨나길 참 잘했소.
” “허허” “모택동이 죽었을 때 조전(弔電)을 보냈소?” “물론이요, 즉시 보냈습니다.
” “참 잘했소.
그러면 모든 게 끝난 것이지요.
당신이 모택동을 용서했으니 세계 전체가 당신 놀이터가 되었고, 오늘 라사까지 가지 않고 여기서 당신과 대화를 할 수 있어 나 또한 즐겁소.
”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모택동에게 쫓겨나 세계를 떠돌며 불교 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서양을 초월하고 종교를 초월해서 세계인으로부터 훌륭한 사상가요 인권운동가로 추앙받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렇듯 지금 나쁘다고 하여 영원히 해가 되는 일도아니며 지금 좋다고 하여 끝까지 덕이 되는 일도 아닙니다.
달라이라마처럼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깨우치며 내 갈 길 내가 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대담 및 정리 손영희 안춘상 -월간 [법공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