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부처님 가르침 배우는 길

부처님 가르침 배우는 길

-법륜스님-

부처님 가르침대로 사는 이유 없다면 맹목적일뿐 법문 듣고 염불 들어도 마음닦지 않으면 비불자 어려서부터 절에 가기 시작했던 저는 학교나 직장에서 항상 종교를 불교라고 써왔는데, 여러 큰스님들의 법문도 듣고, 염불도 하고, 불경도 읽고 있지만 진짜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엇인지 항상 의문이 듭니다.

때로는 그냥 다 털고 출가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처자식을 둔 책임감 때문에 나이가 좀 들었을 때는 출가도 하고 싶거든요.

재가불자들에게 진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길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 부처님 가르침은 숨이 들어가고 숨이 나오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깨어 있어야 하고, 이 순간에 행복해야 되는데 결혼해서 자식 키우고 사는 지금 자기 생활이 힘들면 이미 수행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힘듦에서 도피하는 한 방식으로 출가하는 것을 찾는다면 그것은 불교가 아닙니다.

불자가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 이거 굉장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얘기에요.

지금 뭐가 문제인지 뭐가 불편한지 자기 얘길 하세요.

왜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야 되는지 이유도 없이 그냥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겠다는 건 맹목적이에요.

지금이 교리 강좌 하는 시간이라면 정답이 딱 정해져 있어요.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고 계, 정, 혜 삼학을 닦아라.

이러면 돼요.

그러니까 핵심은 내가 막연히 살지 말고 나를 조금 더 살펴라, 그래서 진짜 내가 답답한 게 무엇인지 내 문제를 발견하고 그걸 내지르면 한 점 돌파할 수가 있습니다.

양나라 임금 무제가 수백 개 절을 짓고, 탑을 세우고, 경전을 번역해서 유포하고, 스님들을 수천 명 양성했어요.

달마대사가 중국에 왔을 때 양무제가 인도에서 도인이 왔다 하니까 당연히 궁중으로 초빙해 식사대접을 하고 나서 물었어요.

“지금 이 나라 불교 상황은 어떻고, 제가 절을 몇 백 개 짓고, 탑도 세우고, 경전도 번역하고, 스님들도 교육시켰습니다.

이 정도면 공덕이 얼마만 합니까?” 달마대사가 딱 한 마디로 “무!” 이랬어요.

양무제는 화가 확 올라오지만 그래도 도인이라니 “너 누구냐?” 하고 물었어요.

속마음은 ‘도대체 네가 누구인데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느냐?’ 이 말이죠.

달마대사가 “나도 모르오” 했어요.

임금이 참다못해 감정이 폭발해서 칼을 빼려고 했어요.

절을 몇 백 개나 지은 불자가 제 맘에 안 든다고 칼을 빼 고승을 죽여 버리려고 하는 그게 그 사람의 수준이지요.

그건 불자가 아닙니다.

어떻게 제 마음에 안 드는 말을 한다고 큰스님을 죽이려 합니까? 절만 지으면 불자입니까? 탑만 세우면, 경전만 유포하면 불자입니까? 마음을 닦아야 불자이지요.

그래서 달마대사는 양나라를 떠나 소림사에 가서 침묵했단 말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달마권법 가르쳐 달라, 산스크리트어 가르쳐 달라, 경전 번역해 달라, 전부 다 무엇인가를 얻으러 왔는데 이 깨달음의 법은 줄래야 줄 게 없으니까 침묵할 수밖에.

사람들은 얻으러 와서 못 얻으니까 결국 하루 만에 가는 사람도 있고, 한 달 만에 가는 사람도 있고…….

9년을 침묵하니까 수많은 사람이 왔다가 다 떨어졌어요.

그 가운데 오직 한 사람만이 안 가고 대사가 일하면 자기도 같이 일하고, 참선하면 같이 참선하고, 밥 먹으면 같이 밥 먹고, 아무 말도 안 하고 늘 같이 있는 거예요.

온갖 떨거지가 다 떨어져나갔는데 오직 한 사람이 안 가고 있으니까 9년이 지난 어느 날 대사께서 물어봤어요.

‘너는 왜 왔니?’ ‘안심입명의 도를 얻으러 왔습니다.’ ‘네 마음이 어떤데?’ ‘예, 제 마음이 심히 불안합니다.’ ‘그래? 불안한 마음 이리 내놔라.

내 편안하게 해줄게.’ 불안한 마음 내어 놓으려면 어디를 봐야 해요? 자기를 봐야 되겠죠? 한참 후에 ‘내놓을래야 내 놓을 게 없습니다’ 했어요.

그래서 대사께서 ‘내 이미 네 마음을 편안하게 했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스승은 밖으로 향한 제자의 눈을 안으로 돌려준 거예요.

눈이 안으로 향했을 때 이미 편안해진 거예요.

이게 불교에요.

그런데 여기 무슨 승속을 따지고, 남자 여자 따지고, 이런 이야기 붙을 데가 어디 있어요?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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