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자가 된 조실스님***
옛날에 산중에 대중이 한 100명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데….
제일, 탁자 밑에 새끼 중이 12살짜리가 밥을 먹는데, 부처님이 손을 스윽 내려서 등을 ‘툭툭’ 쓰다듬고 싱긋이 웃고 올라가거든….
적어도 지각있는 조실이 아니면 그것을 보고 ‘아이고 부처님이 손 내려와서 애 쓰다듬고 간다.
’ 그리할 텐데, 밥 먹다 그리할 수도 없고 짐작만 하고 눈이 좀 잘못됐나 하고 눈을 닦고 보니까, 그 다음에 또 손이 스윽 내려와서 이마를 슬슬 쓰다듬고 싱긋이 웃고 올라가거든….
‘참 이상하다’ 하고는 공양을 끝내고 자기 방에 가서 시자를 시켜서 그 새끼 중을 오라고 했습니다.
“네가 아침 먹다가 한 일을 소상히 나한테 일러라.”
하니, 눈물을 또닥또닥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겁니다.
“내가 사과를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침 먹다가 무슨 일을 했는지 그것만 좀 얘기 해주면 고맙겠다.”
오히려 조실 스님이 또 절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사미동자가 울면서, ‘심부름하다가 제일 늦게 와서 얼른 먹으려고 숟가락을 국에 넣어서 휘 저으니까, 쥐새끼가 한 마리 빠져죽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국을 먹기 시작했는데, “쥐새끼 빠져 죽었다” 하면, 모든 먹던 사람들은 토할 거고 국 끓인 사람은 야단들을 것 같아, 수저 닦는 수건을 가지고 바리떼를 덮어, 남 안 볼 때 쥐새끼만 젓가락으로 살짝 건져서, 수건에 똘똘 말아서 무릎 밑에다 넣어 놓고 쥐새끼 빠진 척 안 하고 그 국을 남과 같이 맛있게 다 먹었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부처님이 너무 어린아이가 그 마음 쓰는 것이 너무 고맙고 착해서 수기를 한 거죠.
그 말을 들은 조실이 가사장삼을 입고 사미동자 앞에 절을 삼배 탁 올리고 그 앞에서 일생을 법문 안 했다는 겁니다.
내가 큰 중이라 해 가지고 저런 일을 당하면 저만치 내가 하겠느냐 이것입니다.
그래서 평생 그 큰스님은 그 사미동자를 조실로 모시고 자기는 시자 노릇을 했어요.
우리가 마음 한 번 잘 쓴다는 것, 복이 없으면 그런 마음을 못 씁니다.
부처님이 진짜 정말 잘하면 손을 내려서 척 쓰다듬어 주고 정말 등을 두드려 주는 겁니다.
내가 내 얘기 하니까 믿지 못할 것 같아서 그 사미동자를 꾸어다가 지금 얘기하는 겁니다.
그리 알고 정말 우리 불자가 뭘 하는 게 불자며, 왜 불교를 믿는지, 절은 뭐 하는 곳인데, 나는 뭐 하러 가는지 이거라도 마음으로 생각하고 생각해 가지고 절에 가면 배우고 물을 게 한량없습니다.
그러니 많이 와서 묻고 배워서 정말, 우리가 ‘팔십이 되어도 배워야 한다’ 하잖아요.
배워서 알고 살아야지 모르고 왜 사느냐 이겁니다.
자국 자국이 사지(死地) 아닙니까? 죽는 길로 가면서도 지 걱정은 하나도 안 하고 파리 죽는 거, 모기가 죽는 거 걱정하는 것 보면 장관입니다.
내가 보면 참 안타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