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스님─항상 경전을 들고 다니며 하루 한 쪽이라도___

“항상 경전을 들고 다니며 하루 한 쪽이라도 읽어야” 서울 묵동 무진법장사 주지

법장스님

–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라면 불자답게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항상 긍정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예컨대 어떤 남자가 나이가 들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해 흔히 말하는 ‘속알머리’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기도 흉한 데다 ‘머리가 나쁜데 억지로 공부하다보니 머리가 빠졌네, 공짜를 좋아하네’ 등등의 험담으로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늘 두려웠습니다.

그때 누군가 이렇게 조언해줬습니다.

‘열심히 절에 다니며 착하게 사니까, 부처님이 머리를 쓰다듬어 줄 일을 엄청 많이 해서 머리가 빠지는 것 아니냐.’ 그 다음부터 이 사람은 대머리를 수치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습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은 ‘떨어진다’ ‘미끄러진다’와 같은 단어들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시락을 먹다가 수저가 떨어져도 수저가 바닥에 달라붙었다고 말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똑같은 상황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불자라면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불교는 운명을 개척하는 희망의 종교입니다.

어느 종교는 절대자가 자신의 고통을 대신 해결해 준다고 이야기하지만 불교는 스스로의 삶은 스스로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모든 것이 내가 하기 나름이라면 결코 게으르거나 무책임하게 살 수 없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된 불자는 적극적입니다.

적극적이고 낙관적으로 삽니다.

최근 북핵(北核) 때문에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졌습니다.

불자라면 정치적 문제를 떠나 사람 자체를 봐야 합니다.

남이 50 도와줄 때 나는 60, 70 도와줘야 부처님의 아들딸로서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불교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의 종교입니다.

부처님은 모든 생명이 부처라고 가르쳤습니다.

나에 대한 존중 내 가족에 대한 존중.

이웃에 대한 존중.

모든 생명을 향한 절대적 신뢰와 배려가 삶 속에 녹아 있어야 바른 불자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은 으레 환희용약(歡喜踊躍)한 말씀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들으면 정말 기뻐서 어린아이마냥 펄쩍펄쩍 뛴다는 것이죠.

진리를 들으면 이렇게 즐거워할 줄 알아야 하고 즐거움을 유지할 줄 알아야 언제나 행복한 법입니다.

‘감동의 지속화’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공양입니다.

꽃이든 밥이든 노래든 내가 가진 것을 부처님께 바쳐 감사를 표시하는 일이지요.

또 하나는 수행입니다.

〈법화경〉에 보면 ‘오종법사(五種法師)’란 말이 나옵니다.

불법을 전하는 다섯 가지 방법이란 뜻입니다.

첫 번째 수지(受持)는 받아 지니는 것, 말씀을 한 시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항상 경전을 들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도님들을 보면 경전을 휴대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열심히 들고 다닙니다.

굳이 성경을 수지하라 외우라고 하지도 않는데 추위에 떨면서도 곱은 손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지극정성으로 성경을 읽는 노점상들을 자주 봅니다.

이러한 자세는 본받아야 할 타산지석입니다.

두 번째 독(讀)은 경전을 읽는 것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당연히 읽어야죠.

세 번째 송(誦)은 읽는 것을 넘어 뜻을 완전히 이해해 외우는 것입니다.

네 번째 해설.

남에게 의미를 풀어서 이해시켜 주는 것입니다.

원래 남에게 가르쳐주면서 스스로도 배우는 것입니다.

남을 가르치면서 예전에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의미를 복습하는 셈이지요.

마지막으로 서사(書寫) 혹은 사경(寫經)은 경전을 베껴 쓰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사경은 의미가 좀더 확대됐습니다.

과거엔 출판문화가 발전되지 않아 일일이 손으로 경전을 베껴 써야 했지만 지금은 출판 신문 방송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터넷으로 인해 전법이 더욱 용이해졌습니다.

현대의 사경은 바로 미디어 포교를 일컫습니다.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 한 편을 잘 만들면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한국불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습니다.

환희심을 이어가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명심하시고 늘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불교신문 – 장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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