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산스님─보리심은 마음의 등불

보리심은 마음의 등불

법산스님

보리(菩提)는 범어 ‘Boddhi’의 음역으로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보리심(菩提心)이란 깨달은 마음(心)을 일컫는다.

마음이 어리석으면 어둡다[迷]고 하고 마음이 지혜로우면 밝다[悟]고 한다.

천년 묵은 동굴의 어둠도 등불이 켜지면 어둠은 사라지고 밝음으로 변하듯이, 어두운 마음에 지혜의 등불을 켜면 마음이 밝아지고 어리석은 마음일지라도 깨달으면 지혜로운 마음이 된다.

법당에 촛불을 밝히고 인등을 켜거나 초파일에 부처님 오신 뜻을 기리며 등(燈)을 켜는 의미는 마음의 깨달음으로 어리석음을 없애고 마음에 밝은 지혜의 등불을 밝힌다는 상징적인 실천이다.

어떤 계기를 맞아 상징적 표현을 실천하는 것은 이로 인하여 어두움의 고통에서 해탈하여 밝은 즐거움의 세계를 나아가는 전환점을 만들자는 것이다.

부처님은 ‘깨달은 성자’ 라는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어리석은 마음을 깨닫고 중생들의 모습을 보니―깨닫기 전에는 모두가 각기 다른 차별상으로 보였으나 깨달은 마음으로 보니―모든 중생이 평등함을 깨우쳤다.

그러나 모든 중생들은 자기 마음에

밝은 등불의 지혜가 있음을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이것을 자각(自覺)하여 어둠의 장벽을 깨트려 버릴 때 비로소 자연히 모든 괴로움의 묶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사실을 중생들에게 확신시켜 스스로 깨달아 가는 자명등(自燈明)법등명(法燈明)의 수행법을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즉, ‘가장 바른 깨달음의 마음’을 일으켜 깨달음을 향하여 수행촵정진하면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되고, 깨달음을 얻어 성불하게 되면 과거에 깨달은 모든 부처님들과 같이 마음에 꺼지지 않는

영원한 지혜의 등불이 밝혀져 복덕과 지혜가 구족한 성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신 법문이 『발보리심경(發菩提心經)』에 나타나 있다.

“내가 이제 큰 이익에 대해 설하리니, 그대는 마땅히 잘 들으라.

사람이 능히 보리심을 일으키면 이족존(二足尊)이 될 수 있는 바, 이것을 큰 이익이라고 부른다.

그 보다는 못해도 전륜왕(轉輪王)의 자리는 아주 존귀해서 사대주(四大洲)를 통치하여 자재하다.

만약 이것이 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또, 제석천(帝釋天)의 뛰어난 복보(福報)로 말하면 삼십삼천(三十三天) 중에 자재하다.

만약 이것이 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또, 세상에 있는 대의왕(大醫王)은 온갖 병을 두루 고칠 수 있다.

만약 이것이 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또, 대광명(大光明)이 되어 세상에 나타나면 온갖 어둠을 다 비출 수 있다.

만약 이것이 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번뇌 따위 여러 장애와 기타의 온갖 불선법(不善法)을 제거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무명(無明)을 조복(調伏)하고 온갖 애망(愛網)을 끊어 벗어나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부처님들께서 세상에 나타나사 대법륜(大法輪)을 굴리셔서 널리 중생을 교화하시나니, 만약 중생이 있어서 청수(聽受)하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보리심을 일으켜야 한다.” ‘귀의불양족존(歸依佛兩足尊)’ 하는 삼귀의례에서 ‘양족존(兩足尊)’이란 부처님께서는 복덕과 지혜의 두 가지가 구족하시다는 뜻이다.

중생이 괴로운 것은

마음이 어두워 지혜가 밝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로 인하여 속고 속이고 시기 질투하는 등의 악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맑아 지혜로우면 나쁜 결과가 주어질 악업은 미리 알아서 행하지 않기 때문에 지혜로운 자에게 고통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복을 짓고 지혜를 닦아

부처님처럼 두 가지를 구족하게 되자면 보리심을 일으켜 수행하여 점점 부처님의 위치를 향하여 가까이 가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이 가장 수승한 복덕과 지혜를 갖춘 분이라면, 그 다음이 사대주(四大洲)인 세상을 가장 잘 통치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게 한다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요, 그 다음이 삼십삼천(三十三天)인 천상을 자재롭게 중생의 복보(福報)를 다스리는 제석천왕(帝釋天王)이며, 그 다음이 중생들의 병을 고쳐 괴로움을 덜어주는

대의왕(大醫王)이다.

또, 대광명(大光明)을 갖추고 싶거나 마음이 번거롭고 일이 뜻과 같이 안 되는 불선법(不善法)을

마음에서 제거하고자 하거나, 어두운 무명(無明)의 마음을 조복하고 온갖 애착의 그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보리심을 일으켜 수행하면 반드시 뜻한 바와 같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나 혼자만이 이러한 지혜를 얻고 복덕을 가질 것이 아니라 내 이웃과 사회, 더불어 하는 모든 생명들도 함께 해야 만이 즐거운 복지사회인 극락정토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보살정신의 원을 세워 이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는 이 보리심만 일으키게 되면 꼭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 등불을 밝히자.

그리고 그 등불의 밝음으로 자신을 밝게 할뿐만 아니라, 자신과 함께 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이 밝음의 지혜를 나눠주는 밝은 사회를 만드는 역군이 되자.

이것이야말로 바로 참불자의 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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