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스님─간병이 으뜸 복전

간병이 으뜸 복전

월호스님

“병자를 언제나 부처님 대하듯 공양해야” 如來도 병든 비구를 씻어 주었듯이 부모 스승 제자의 병을 낫게 해야 사람들은 누구나 복을 원한다.

그런데, 복은 그저 받는 것이 아니라, 짓고 심어야 한다.

이러한 복을 심는 밭 가운데 최상의 복밭은 삼보(三寶)이다.

삼보를 공경하는 것이야말로 복의 근원이 된다.

그런데, 이보다 더한 복전이 있다.

〈범망경〉에서는 말한다.

“불자로서 온갖 병자를 보았을 때는, 언제나 이를 공양하되 부처님을 대하듯 해야 한다.

여덟 가지 복전 가운데 간병의 복전이 으뜸이니, 부모, 스승, 제자의 병고를 보양해서 낫게 해야 된다.

만약 도시, 벌판, 산림, 도로에서 병자를 보고도 구하지 않는 자는 경구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여덟 가지 복전이란, 공경하고 공양하면 무량한 복이 생기게 하는 8종의 밭을 말한다.

부처님ㆍ성인ㆍ스님 이 셋을 경전(敬田), 화상ㆍ 아사리ㆍ아버지ㆍ어머니를 은전(恩田), 그리고 병든 사람을 비전(悲田)이라고 한다.

또는 복 받을 원인이 되는 여덟 가지 일을 말하기도 한다.

먼 길에 우물을 파는 일, 나루에 다리를 놓는 일, 험한 길을 잘 닦는 일,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 스님에게 공양하는 일, 병든 사람을 간호하는 일, 재난 당한 이를 구제하는 일, 무차(無遮)대회를 열어 일체 고혼을 제도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러한 여덟 가지 복전 가운데 간병의 복전이 으뜸이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병든 비구의 더러운 몸을 씻어준 일도 있었다.

이를 묻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여래가 세상에 나타난 까닭은 바로 이런 불행에 빠져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함이니, 누구건 스님과 모든 가난한 자, 고독한 자, 노인 등을 공양하면 그 복이 무한해서 소원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점차 공덕이 차면 마땅히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 심지어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도 하셨다.

“지금부터는 마땅히 병자를 돌보아 주어라.

만약 나를 위할 생각이 있거든 먼저 병자를 위하는 것이 좋다.” 그러니 병자를 간호하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을 시봉하는 것과 다름 아님을 알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몸뚱이를 허망하게 여겨 별로 귀중히 여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애착하지 않는 것과 소중히 관리하는 것과는 별개임을 알아야한다.

미린다 왕이 나가세나 존자에게 물었다.

“스님들은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아끼고 소중히 다루는 것입니까?” 존자께서 왕에게 되물었다.

“전쟁터에서 다쳤을 때 상처에다 약을 바르고 붕대로 잘 감싸주지요?” “그렇습니다.” “상처가 소중해서입니까?” “아닙니다.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몸뚱이가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청정한 수행을 더욱 잘 하기 위해서 몸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몸뚱이에 애착하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굴리거나 무리를 하게 되면 병고에 시달리게 되며, 결과적으로 더욱 더 생각하고 애착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몸뚱이를 허망하게 생각하여 애착하지는 않되, 금생의 인연이 다하기까지는 잘 관리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유자는 아니지만 관리자로서의 의무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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