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스님─불교 자체가 자연(自然)입니다__

불교 자체가 자연(自然)입니다

-설정스님-

눈발 흩날리는 밤길을 달려 당도한 선원의 새벽.

절집은 세간보다 훨씬 일찍 깨어나 어두운 산 아래 사바세계로 불빛과 목탁소리를 내려보내고 있었다.

능인선원은 현재 동안거(겨울철 참선) 중이다.

‘선의 종찰’(禪之宗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25명의 납자들이 생사를 건 치열한 정진을 하고 있다.

스님은 “결제철에는 부모가 돌아가셔도 문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선방의 불문율이지만 이번에 그 철칙을 깼다”며 “망가지는 환경을 복구하는 일은 수행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님은 “평소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었다면 이런 재앙이 없었을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지리, 지질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람·사물의 저절로 생겨난 본성이 자연이지요.

그러니 마음과 자연과 불법이 둘이 아닙니다.

친자연, 친환경을 따로 말할 것도 없어요.

본래적인 것을 사람의 욕심으로 물들이면 안됩니다.” 덕숭산(495.2m) 정상 부근에 있는 능인선원은 100여년 전 만공스님이 ‘금선대’라는 초가를 지으며 시작됐다.

근대 선의 등불을 밝힌 ‘한국불교의 태산’ 경허·만공 선사와 선농일여(禪農一如)를 실천한 벽초, 현재의 방장인 원담스님의 선맥을 잇는 ‘선지종찰’의 대표적인 선원.

격외(格外)의 조사선과 선농일치의 덕숭문중 법맥과 가풍을 잇는 중심에 수좌(首座·선원을 이끄는 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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