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스님─향 사루고 부처님께 기도합시다

향 사루고 부처님께 기도합시다

-선묵스님-

아침, 저녁 부처님께 예배드리며 삼보께 귀의하고 사루는 한줄기의 향 이 모든 우주법계를 덮어 청정한 정토가 되게 하옵소서.

어떤 종교이든 기도가 없는 종교가 없으며, 기도는 종교의 생명이며 기도가 있는 곳에 종교가 존재하게 됩니다.

불교에서 기도를 할 때는 반드시 향(香)을 사룹니다.

불교의 수행법은 마음을 맑고 깨끗이 하는 것입니다.

향은 스스로를 태워 그 향긋한 향기로움으로 주변의 잡내음을 없애고 맑고 깨끗하여 서로 한 마음으로 화합하여 더불어 평화로워지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사찰에서 아침, 저녁 예불을 드릴 때, 다섯가지 의미의 향을 피워 올립니다.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慧香),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 즉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가져, 지혜롭게 수행하며 망상과 괴로움에서 벗어나, 해탈의 지혜광명으로 중생을 모두 해탈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큰 원의 의지를 담은 정성스러운 향을 사루어 온 우주 법계 부처님께 예배드리며 맹세하는 것입니다.

향을 사루고 기도하면 그 큰 원이 향기로운 구름이 되어 온 허공에 채워지고 모든 생명에 함께 하여 세상이 맑고 깨끗하며, 생명이 활기가 넘치고 기쁨으로 가득하여 천당, 극락이 따로 없고, 과거 미래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유마경)에 “상방에 중향(衆香) 세계가 있으니 중생이 이 향기를 듣고 함께 가만히 계율을 지켜 들면 자연히 악(惡)을 멈추고 선(善)이 생겨난다.”고 하였습니다.

향을 사루는 한 마음의 정성이 위로는 부처님과 아래로는 모든 중생에 하나 되어 중생의 악이 없어지게 되면 자연히 선행이 살아나서 세상의 모든 생명이 함께 즐거워 한다는 것입니다.

발원은 허공에 충만…세상 맑혀 생명은 활기가 넘치고 기쁨 가득 향을 공양하면 8가지 공덕과 이익이 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원한을 해제하고, 모든 악업이 없어지며, 공덕을 속히 얻을 수 있고, 풍요로운 결과를 성취하며, 병고가 점차 쾌차하고, 천룡과 지지가 옹호하며, 이르는 곳마다 상서로움이 있고, 속히 깨달음의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향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그윽한 향기를 발산합니다.

여러 모양과 빛깔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함께 몸을 태울 때 연기는 하나로 융합되어 모든 사람의 이기심과 아집을 뛰어 넘어 화합을 보여줍니다.

향은 특별히 자신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고 연기는 곧 사라져버리나, 주변의 모든 것 속에 분별없이 스며들어 그 향기는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향기는 주거나 받는다는 분별심이 없이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고, 모든 것에 스며들어 그 자체가 됩니다.

향은 어둡고 구석진 곳에 있는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보고 훈훈한 향기를 심어주어 그것 자체의 향기가 됩니다.

이처럼 향은 화합과 자비의 실천을 상징합니다.

여기에 자신의 이익보다 타인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삶이 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모습이며, 자신을 태워 주위에 향기을 주는 향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향이 몸을 태워 도움을 주는 일을 본받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힘든 것만도 아닙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최소한 자신의 맡은 부분은 자신이 하는 것, 그럼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내가 편할 때 그만큼 수고한 사람이 있음을 생각하게 되는 마음, 그리고 그가 누구인가를 찾아 감사를 표하는 마음, 바로 이것이 생활 속에서 향을 피우는 자신이 향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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