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아미타경(阿彌陀經) – 아미타불을 염원하다

정토로 가는 길 일러주는 경전

우리가 부르는 불보살님의 명호 가운데 가장 친근한 명호는 ‘아미타불’일 것입니다. 원래는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하여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뜻으로 불리워지고 있지요.

《아미타경》은 바로 ‘아미타부처님’과 그 분이 계시는 정토의 장엄한 세계를 설함과 동시에 정토에 왕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관무량수경》과 《무량수경》의 내용을 요약한 경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미타불은 통칭되는 명호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미타유스(amitayus)’로서 ‘아(a)’는 없다는 부정을 의미하고 ‘미타(mita)’는 헤아리다는 뜻인데 합치면 헤아릴 수 없으니까 ‘무량(無量)하다’는 의미가 되고, 거기에 수명과 목숨의 의미를 가진 ‘아유스(ayus)’를 보태면 바로 무량수불(無量壽佛)이 됩니다.

그리고 ‘아미타바(amitabha)’ 의 경우도 ‘아바(abha)’는 빛(光)을 의미하기 때문에 ‘무량광불(無量光佛)’로 번역이 되지만 어느 쪽도 소리를 그대로 옮긴(音寫) 아미타불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미타경》의 범본(梵本)은 네팔과 일본 등지에서 여러 가지 사본(寫本)이 전해지고 있고 8세기 무렵에 번역된 티베트본도 현존하고 있습니다. 한역본은 세 종류가 있는데 우리가 주로 독송하는 경전은 간결하고 수려한 문체로 유명한 구마라집이 402년에 번역한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 경전은 영역(英譯)도 있고 주석서와 연구서 역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리고 《아미타경》은 일명 《사지경(四紙經)》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울 정도로 분량은 비록 적지만, 아주 쉽게 정토사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경전들은 제자들의 간청으로 인해 설법이 이루어진 것임에 비하여 《아미타경》은 부처님께서 스스로 설하신 소위 무문자설(無問自說)의 경전입니다.

그러면 그 내용을 경전 분류방법에 따라 설명하겠습니다. 서론에 해당하는 서분(序分)에서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서 장로 사리불을 위시한 여러 제자들과 문수보살 등 수많은 보살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설법하시는 법회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본론에 해당하는 정종분(正宗分)은 모두 4장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제1장은 극락세계를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우리 모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우러날 정도로 실감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제2장은 그곳에 가고자 하는 사람은 아미타불의 명호를 1일 또는 7일 동안 일심(一心)으로 불러야 한다고 합니다.

제3장은 극락은 모든 불국토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나며, 7일간의 염불공덕으로도 반드시 왕생할 수 있음을 제불(諸佛)보살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4장은 이 경전을 믿고 염불 수행한다면 내세에는 반드시 왕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마지막 결론에 해당하는 유통분(流通分)에서는 이 법문을 들은 그때의 대중들이 한결같이 환희하는 마음을 일으켰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아미타경》은 극락정토의 염원과 정토에 이르는 방법을 알려주는경전입니다. 바로 이러한 특징 때문에 《관무량수경》,《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이라고 합니다. 그럼 정토삼부경의 사상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교에서는 예토(穢土)와 정토(淨土)가 있는데 전자는 더럽고 고통스러운 세계인 반면에, 후자는 깨끗한 세계이면서 즐거움만이 있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정토에는 극락정토 이외에도 미륵정토, 약사정토, 화엄정토 등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극락정토를 지칭하는 예가 많고 ‘정토삼부경’에서는 특히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정토만을 주제로 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경전들과는 달리 ‘타력신앙(他力信仰)’이 강조되어 있는데, 이때 타(他)는 바로 ‘아미타불’을 가리키고 력(力)은 ‘원력’의 힘을 말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염불은 타력이라 하고, 참선은 자기 힘에 의지하는 ‘자력(自力)’이라고 합니다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자, 타력을 나누어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일심으로 염불하는 수행 그 자체가 이미 자력적인 것이고, 참선하여 성불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자체에는 타력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토삼부경은 본원(本願)의 대표적 경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원사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면, 소승불교에서 대승불교로 교리가 발달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수많은 불보살의 출현인데 이 불보살들은 각기 나름대로 독특한 사상을 지닌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보살들의 ‘본원’ 혹은 ‘서원’으로 인해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보살님 한분 한분이 가지는 원을 ‘본원(本願)’ 또는 ‘별원(別願)’이라고 하며, 모든 불보살님이 다같이 갖는 공통적인 원을 ‘총원(總願)’이라 하는데 예를 들면, 사홍서원(四弘誓願)과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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