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호스님─자신의 인생을 멋진 환타지영화로 꽃 피울 것인가

자신의 인생을 멋진 환타지영화로 꽃 피울 것인가 – 월호스님 – 근래에는 너도 나도 몸짱이 되려고 안달입니다.

몸짱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똥배가 들어가야 합니다.

다음 가운데 똥배를 들여보내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1)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똥배가 들어갈 때까지 무작정 기다린다.

2) 신에게 기도한다.

제발 내 똥배가 들어가게 해달라고.

플리~즈.

3) 단식에 돌입한다.

피골이 상접할 때까지 굶는다.

4) 원인을 분석한다.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린다.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 4번이 정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살고 있을까요? 자신의 행·불행을 숙명으로 여기거나, 신에게 구걸하며, 때때로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들지는 않는지요? 불교의 핵심은 인과설입니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숙명론도 아니요, 모든 것은 신의 뜻이라고 굳게 믿는 신의설(神意說)도 아닙니다.

또한 쾌락과 고행의 양 극단을 떠난 중도설인 것입니다.

알기 쉽게 똥배를 비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모든 게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염원하는 부귀와 건강, 그리고 미모 또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혜제일의 제자였던 사리자가 출가 이전, 길거리에서 앗사지 존자의 모습을 보고 감탄하여 좇아가 당신의 스승은 누구인지, 또 무엇을 설하는지 묻습니다.

이에 앗사지 존자는 간단한 게송으로 답변합니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네.

여래께서는 그 원인에 대하여 설하신다네.

원인이 소멸한 결과에 대해서도 여래께서는 또한 설하신다네.

이 게송을 듣고 사리자는 곧바로 수다원과를 얻습니다.

그리고 이내 출가하여 3주 만에 또다시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아라한과를 얻습니다.

단지 게송 한 구절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것이지요.

이 외에도 게송 몇 구절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사례는 부지기수입니다.

오죽하면 『금강경』에서도 온 우주를 보배로 채워서 보시하는 공덕, 또는 갠지스강의 모래보다 많은 목숨으로 보시한 공덕보다 게송 한 구절 전하는 공덕이 훨씬 크다고 하였겠습니까? 게송이야말로 깨달음의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근심 걱정을 없애주는 게송, 애착을 버리는 게송, 화를 다스리는 게송, 행복을 부르는 게송, 마음을 보는 게송 등입니다.

매화가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앙상한 가지에 가장 먼저 향기로운 꽃을 피우듯이, 우리도 역경을 극복하고 깨우침의 꽃을 피워낼 수 있습니다.

꽃이 먼저요, 잎이 나중인 봄꽃들은 우리에게 깨달음이 먼저요, 수행이 나중일 수도 있다는 중대한 교훈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몇 마디의 게송을 통해서 얼마든지 깨달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꽃은 피었다 지고 다시 피어납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정된 실체는 없지만 끊임없이 생겼다 사라지고 다시 생겨납니다.

이른 바 삶은 환타지(幻)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아바타) 같은 환타지 작품들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멋진 환타지영화로 꽃 피울 것인가, 우울하고 기분 나쁜 공포영화로 만들 것인가? 스스로에게 달려 있습니다.

내 작품입니다.

부처님께서 뚜짜(머리가 텅빈) 뽀띨라 대강백에게 읊어주신 게송을 스스로에게 들려주고자 합니다.

지혜는 수행에서 생기고 수행하지 않으면 지혜도 줄어든다.

이러한 두 길을 잘 알아 지혜를 키우고자 힘써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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