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사문과경(沙門果經)

부처님 당시 다양한 사상 자세히 기록

주지하다시피 인도는 철학과 문학 그리고 종교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철학자와 문학자 그리고 종교가들을 배출한 나라입니다.

부처님 당시까지 인도사회의 지배이념으로 군림해오던 바라문교(婆羅門敎)는 비로소 엄청난 도전을 받게 됩니다. 즉 바라문교에 대항하는 소위 자유사상가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는데 그 대표적인 것만도 363종류이고, 이를 다시 정리하면 62갈래로 묶을 수 있으며 더욱 크게는 6가지 사상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6가지 사상을 대표하는 이들을 불교에서는 육사외도(六師外道)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문과경》은 바로 이 육사외도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는 경전으로 유명합니다. 즉 전반부는 육사외도의 설을 소개하고 있고, 후반부는 사문(沙門)의 현세 과보와 삼학(三學 : 계정혜)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문과경》은 팔리어로 사만냐파라숫타(Samannaphalasutta)인데 ‘출가 공덕의 가르침’이란 뜻이고, 이의 한역은 《장아함경(長阿含經)》에 들어 있습니다.

이 6명의 사상가들은 부처님과 동시대에 활약하였으나 불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단적인 사상가였기 때문에 외도(外道)라고 불렀고, 대중을 이끈 6명의 지도자들이었기 때문에 육사(六師)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종래의 바라문을 정점으로 하는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유사상가라고도 합니다.

즉 당시의 인도 사상계는 이러한 일반사회의 사상계통과 바라문교의 2대 조류가 있었고, 불교는 이 양자를 모두 초월한 보다 새롭고 보다 혁신적인 사상이였습니다.

그러면 육사외도들의 주장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푸라나 카삿파는 나체 수행자였는데, 그는 선악에 대한 과보를 전면 부정하고, 비도덕적인 행위까지도 서슴없이 행하는 도덕부정론을 주장한 인물이었습니다.

둘째 , 파쿠다 카차야나는 이 세상에 실재하는 것은 지·수·화·풍·고락·생사의 7가지 요소뿐이라고 하고 그 밖의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셋째, 막칼리 고살라는 철저한 숙명론자로써, 그는 인간의 어떠한 노력도 무의미하다고 하여, 운명의 결정론을 주장하였지요.

넷째. 아지타 케사캄발린은 사대(四大 : 지수화풍)만이 참된 실체라고 하고 누구나 할 것없이 죽으면 무(無)로 돌아가기 때문에 내세(來世) 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유물론(唯物論)을 주장하였습니다.

다섯째, 산자야 발리티풋타는 선악의 과보나 내세의 문제에 있어서 확정적인 대답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의심 하는 회의론자(懷疑論者)였습니다., 특히 그의 뛰어난 두 제자였던 사리불과 목건련이 여러 동문들을 데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자 그는 피를 토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섯째 니간타 나타푸트라는 자이나교의 교조입니다. 그는 위의 산자야의 회의론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주의적 인식론, 즉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조건에 의해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죽었을 때 “죽었다”고 말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 절대적인 판단이지만 죽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죽음으로 되돌아온 것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상대적인 입장에서 판단을 해야지 절대적인 판단은 금물이라고 주장한 것이지요.

이 니간타의 생애는 부처님과 흡사한 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교리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자이나교의 계율에도 오계(五戒)가 있는데,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은 같고, 불망어(不妄語)는 진실어(眞實語), 불음주(不飮酒)는 무소유(無所有)로 대신하여 오계의 하나에 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불교는 무아(無我) 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하는 것에 반해 자이나교는 지바(Jiva)즉 영혼을 실체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인정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바라문교를 비롯해서 위와 같은 여러 사상들의 그 어느 것도 참다운 진리가 인정할 수가 없다고 판단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행(幸),불행과 기쁨과 슬픔 그리고 즐거움과 괴로움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신(神)의 뜻이라든가 과거의 숙명 혹은 우연이라고 하는 그들의 주장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창의적인 노력의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뿐, 결코 궁극적인 진리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셨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과 동시대에 어떠한 사상들이 공존하였으며, 부처님은 그 사상들의 어떤 점을 부정하시고, 당신의 깨달음을 주장하셨는가를 아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자료는 없을 것입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