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스님─고통을 이겨 낼 줄 아는 지혜

고통을 이겨 낼 줄 아는 지혜

-보선스님-

인류가 처음 아프리카 초원에 태어났을 때는 마치 원숭이처럼 이리 날뛰고 저리 날뛰며 다녔다고 합니다.

정신을 한 곳에만 두고 있으 면, 자신을 노리는 맹수들에게 언제 잡아먹히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러저리 경계를 늦추지 않 았던 겁니다.

하지만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은 고요하고 한결같아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걸 모르고 살다 보 니, 지금 삶이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입 니다.

따라서 우리가 참선이나 염불, 혹은 성인들 의 말씀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본래 마음을 스스로 깨달아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우리가 추위를 느껴야 옷을 입고 배가 고픔을 느껴야 음식을 찾듯, 인생 에도 이 고통이란 것이 있어야 즐거움도 있기 마련 이란 사실입니다.

인간의 신체 중 고통을 감지하는 곳은 이마 쪽에 있는 전두엽이라는 뇌 기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로 이 부분을 다친 사람은 두려움이 없 이 항상 행복에 젖어 산다고 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행복하게 사니까 좋지 않냐 싶지 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려움이 없다 보니 조심성이 부족해 요리를 하다가 손을 베는 일이 다반사고, 또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 그런 일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고통이 있어야 즐거움도 있는 것이며, 세상을 제대로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오로지 즐거운 것만 좇아 동분서주하지 말고, 때로는 다가온 고통을 받아들일 줄도 알고 또한 그것을 잘 이겨낼 줄 아는 지혜를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고통은 ‘나’라는 것에 집착해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게 행동하는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 불교학자의 말에 따르 면, 부분으로 집착하는 마음이 곧 어리석음이며, 반대로 전체로 환원해 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나만이 아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월간 [불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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