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조계종 종단에서는 신도 교육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신도 기본교육 교재 고불 및 신도교육 캠페인 선포식’도 있었다고 한다.
신도는 마땅히 신도로서의 자질을 갖추어 나가고 위계를 정해 사회에 이바지하며, 종단에 헌신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신도상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원한 진리인 부처님의 말씀을 배우고 전법·홍포하는 교육의 길로 매진할 것을 선포한 것이다.
솔직히 그동안 기복신앙에 치우쳤던 신행 형태를 극복하고 교육을 통한 신도의 조직화를 꾀하는 일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의 신도교육 캠페인 선포를 계기로 종단 차원에서는 초심자들은 물론 신자들의 근기와 수행단계에 맞추어 신도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정형화 하고 교재를 제공하는가 하면,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신도교육을 독려하여 종단에서 인정하는 기관에서 기본교육을 이수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불자를 조직화 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최근에 와서 전국 직장·직능 별로 신행단체들이 조직화 되고, 이를 중심으로 신행과 포교가 점차 활기를 띄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수년째 신행단체 일을 맡아오면서 한결같은 고민은 회원들의 ‘모래알 불심’을 어떻게 결집시키는가 하는 문제였다. 우리는 본래 ‘오는 사람 반기지도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는 것을 불문(佛門)의 불문율(不問律)처럼 여겨 왔다. 숱한 사람들이 와서는 이름하여 도반으로 같이 수행하여 관계를 맺었다가는 어느때 부터인가 보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누구도 일일이 챙겨서 다시 불러주지도, 동참하도록 권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또 때가 되고 인연이 닿으면 다시 나타났다가 멀어지곤 한다. 다른 종교와 세속적인 여느 모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우리네 불교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새로이 맞는 21세기는 종교로 인한 문명의 충돌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금세기 초부터 불안한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이럴수록 소극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기보다는 중생의 제도와 구원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때가 된 것 같다.
1천 7백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민족정신사의 주축을 이루어 왔고, 찬란한 전통문화를 꽃피워 왔다. 이제 근대화 과정의 혼란기를 거쳤으니 우리 불교도 당당한 위상을 견지하면서 붕괴된 우리의 정신문화를 다시 수습하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보다 분명히 펼쳐야 할 것이다.
김형춘 글 / 월간반야 2001년 12월 (제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