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1장 보살의 길
- 덧없이 흘러가는 존재
문수보살이 재수보살에게 물었다.
“여래가 중생을 교화할 때 무슨 이유로 중생의 시간과 수명은 신체와 행위와 견해 같은 것에 수순해 집니까 ?”
재수보살은 대답했다.
“지혜가 밝은 분은 항상 적멸의 행을 원합니다. 나는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내 몸을 안에서 관찰해볼 때도 대체 내 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자세히 살펴본 사람은 자아가 있는지 없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육체의 모든 부분을 샅샅이 살펴보면 어디에도 그 근본이 될 만한 곳은 없습니다. 몸의 형편을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은 몸의 어디에건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런 사람은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마음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육체와 정신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불의 바퀴와 같아 어느 것이 먼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인연으로 생기는 업은 꿈과 같아 그 결과도 모두 허망한 것입니다. 세상 일은 마음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주관에 의해 판단을 내리는 것도 그 견해가 뒤바뀌기 쉽습니다. 생멸 변천하는 세계는 모두 인연으로 일어나 순간순간 소멸하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존재는 덧없이 흘러가 버리고 텅 비어 그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관찰하여 집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