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1장 보살의 길
- 모든 것은 자성이 없다
문수보살이 각수보살에게 물었다.
“마음의 본성은 하나인데 어째서 이 세상에는 여러 가지 차별이 있습니까 ? 행복한 사람도 있으며, 이목구비가 제대로 된 사람도 있고 불구자도 있으며, 잘생긴 사람도 있고, 못생긴 사람도 있고 불구자도 있으며,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안으로 살펴보면 업은 마음을 모르고 마음은 업을 모릅니다. 느낌은 그 결과를 모르고 그 결과는 느낌을 모릅니다. 마음은 느낌을 모르고 느낌은 마음을 모릅니다. 인연은 연을 모르고 연은 인을 알지 못합니다.”
각수보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보살은 잘 물으셨습니다. 나는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것은 자성을 갖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해도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무엇이건 서로 알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시냇물은 끊임없이 흐르지만 그 한 방울 한 방울은 서로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또 타오르는 불길은 잠시도 멈추지 않지만 그 속에 있는 불꽃끼리는 서로 모르듯이 모든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눈과 귀.코.혀.몸과 생각이 고통을 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떤 고통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존재 그 자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지만 나타난 쪽에서 보면 항상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나타난 것에도 자성은 없습니다. 바르게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면 모든 것에는 자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눈은 청정하고 불가사의합니다. 그러므로 허망하다거나 허망하지 않다거나 진실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 이름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