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10장 열반의 기쁨
- 인연 따른 해탈
부처님께서 고귀덕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번뇌를 끊는 것이 열반이 아니고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열반이오. 여래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항상 열반이오. 지혜가 걸림이 없는 것을 또한 열반이라합니다. 보살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아주 끊어 버렸으므로 해탈했다 합니다. 그리고 보살은 모든법을 막힘없이 잘 알므로 해탈의 지견을 얻었다고 하며, 혜탈의 지견을 얻었으므로 그 전에 듣지 못한것을 이제 듣고,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이르지 못한 데를 이르게 됩니다.”
이 � 고귀덕왕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이 해탈한다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성품은 탐욕과 어리석음과 같은 번뇌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본래 얽매인 것이 아닌데 어째서 마음이 해탈한다 하십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렇소. 마음은 탐욕의 번뇌에 얽히는 것도 아니고 얽히지 않는 것도 아니며, 해탈도 아니고 해탈 아님도 아니오. 있음도 없음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고 과거나 미래도 아니오.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기 때문이오. 여래와 보살은 중도를 보이오. 모든 법이 있다고도 하지 않고없다고도 하지 않소. 인연으로 생겨나므로 그 인연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오. 여래와 보살은 마음에 깨끗한 성품과 부정한 성품이 있다고 단정적인 말을 하지 않소. 그것은 �끗함 마음이나 부정한 마음이 머무는 데가 없기 때문이오, 인연을 따라 탐욕을 내기 때문에 없는 것이 아니고, 본래 탐욕의 성품이란 없는 것이므로 그와 같이 말하는 것이오. 이 마음은 탐욕과 화합하지 않고 성냄이나 어리석음과도 화합하지 않소. 마치 해와 달이 안개나 구름에 가리면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와 달이안개와 구름에 화합될 수 없는 것과 같소. 그러므로 탐욕의 번뇌가 마음을 더럽하지 못한다고 하며, 여래와 보살은 탐욕의 번뇌를 아주 깨뜨려 버렸기 때문에 마음이 해탈했다는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