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9장 영원한 생명
- 여래의 방에 들어가 법을 설하라
부처님께서 약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있거나 출가해서 보살의 도를 수행하면서 이 묘법연화경을 보고 듣고 읽고 외고 쓰고 지녀 공양하지 않으면 이 사람은 보살의 도를 잘 행하지 못하는 것이고, 이 경전을 듣는 사람이라야 보살의 도를 잘 행하는 사람이오. 불도를 얻고자 하는 어떤 중생이 이 묘법연화경을 보거나 들으며 들은 후에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닌다면 그는 최상의 깨달음에 가까워진 줄을 알아야 하오. 높은 산등성이에 우물 팔 때 마른 흙이 나오는 것을 보면 물줄기가 멀리 있는 줄을 압니다. 그러나 쉬지 않고 파내려가면 젖은 흙이 나오고 점점 더 깊이 파서 진흙이 나올 때쯤은 물이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오. 보살도 그와 같소. 이 묘법연화경을 듣지도 못하고 이해하거나 닦아 익히지도 못한다면 그는 최상의 깨달음에는 아직 멀었소. 만일 듣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받아 익힌다면 최상의 깨달음에 가까워진 것이오. 왜냐하면 모든 보살의 최상의 깨달음이 다 이 경에 들어 있기 때문이오. 이 경전은 방편의 문을 열어 실상을 보이오. 이 법화경의 법장은 깊고 멀어 쉽게 도달할 사람이 없지만, 이제 여래가 보살들을 교화하고 그들의 깨달음을 성취시켜 주기 위해 그렇게 열어 보인 것이오. 만일 보살이 이 법화경을 듣고 놀라 의심하고 두려워 하면 그는 새로 발심한 보살이고, 성문이 그러하다면 그는 잘난 체하는 사람인 줄 아시오. 선남자 선여인이 여래가 열반한 뒤에 사부대중을 위해 이 법화경을 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면, 그는 여래의 방에 들어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아 이 경을 설해야 합니다. 여래의 방이란 모든 중생에게 대한 자비스런 마음이요, 여래의 옷이란 부드럽고 화평하고 욕됨을 참는 마음이며, 여래의 자리란 모든 존재의 공한 것을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편히 머물러 게으르지 않는 마음으로 여러 보살과 사부대중을 위해 법화경을 널리 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