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6장 지식과 지혜
- 육식은 곧 살생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저희들을 위해 고기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고기를 먹는 사람에게는 한량없는 허물이 있소. 보살이 큰 자비를 닦으려면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오. 그러면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말하겠소. 중생이 시작 없는 옛적부터 고기 먹는 습관으로 고기 맛에 탐착하여 번갈아 서로 살해하며 어질고 착한 이를 멀리하고 생사의 괴로움을 받는 것이오. 고기를 먹지 않는 이는 바른 가르침을 듣고, 보살 지위에서 참답게 수행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을 것이며, 또한 중생들을 여래의 경지에 들게 할 것이오. 고기를 먹는 이는 곧 중생의 큰 원수이며 여래의 종자를 끊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오.
내 제자가 내 말을 듣고도 고기를 먹는다면 그는 곧 백정의 자손이오. 그는 내 제자가 아니며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오. 보살은 마땅히 모든 고기를 부모의 피와 살로 생각하고 그와 같이 관찰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오. 중생이 고기 먹는 사람을 보면 놀라고 두려워하니 고기를 먹는 것은 중생과 큰 원한을 맺는 것이오. 보살은 자비를 베풀고 중생을 거두어 주기 위해서라도 먹지 말아야 합니다. 중생들은 보살을, 여래의 자비한 종자이며 중생의 귀의할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중생들은 보살이라는 말만 듣고도 의심과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게 되고, 친구라는 생각과 선지식이라는 생각과 두렵지 않다는 생각을 냅니다. 그리고 의지할 곳을 얻었으며 편안한 곳을 얻었으며 좋은 스승을 만났다고 합니다. 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중생들에게 이와 같은 신심을 내게 하는 것이오. 만약 고기를 먹는다면 중생들은 곧 믿는 마음을 버리고 ‘세상에는 믿을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할 것이오.
그러므로 보살은 중생의 믿는 마음을 지켜 주기 위해서라도 고기를 먹어서는 안됩니다. 보살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고기는 사람의 시체와 같이 생각하고 눈으로 보려고도 말고 냄새를 맡으려고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인데 어찌 입 속에 넣겠소. 모든 고기도 이와 같소. 시체를 불태우면 냄새가 나는 것처럼 고기를 구워도 냄새가 납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청정한 불국토를 구하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고기를 먹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중생을 살해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오. 사람들이 고기를 먹기 때문에 고기를 구하고 또 사게 되니 자연히 죽여서 파는 사람이 생기게 되는 것이오. 이것은 모두 먹는 사람이 있어 죽인 것이므로 고기를 사 먹는 이도 죽이는 이와 다를 게 없소. 사냥꾼과 백정과 고기 먹는 사람들은 악독한 마음이 배어 있어 차마 할 수 없는 일도 손쉽게 저지르게 되오. 모양이 곱고 살찐 중생을 보면 ‘이놈은 잡아먹음직하다’고 생각하면서 참지 못하는 것이오. 그러므로 나는 고기 먹는 사람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다고 말한 것이오. 내가 보건대 세상에 있는 고기 치고 생명 아닌 것은 없소. 손수 죽이지도 말 것이요, 남을 시켜 죽여서도 안 됩니다.
만일 고기가 생명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면 내가 왜 사람들이 먹는 것을 막겠소. 그러므로 나는 고기 먹는 것을 죄라고 말하며 여래의 종자를 끊기 때문에 먹는 것을 허락할 수 없소. 내가 열반한 후 뒷세상에 나의 제자라고 자칭하면서 ‘여래도 고기를 먹었다’ ‘계율 가운데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만약 고기 먹는 것을 허락했다면 내 입으로 어떻게 큰 자비와 참다운 수행을 말하고 중생 보기를 외아들처럼 보라고 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