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2장 유마힐의 설법
- 깨달음
‘미륵보살님, 깨달음은 몸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또 마음으로 얻는 것도 아닙니다. 적멸이야말로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모든 모양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모든 대상과의 관계를 끊었기 때문에 관찰하는 일이 없는 것도 깨달음이며, 생각이 없으므로 행하지 않는 것도 깨달음입니다. 그릇된 소견을 끊어 없앤 것도 깨달음이며, 망상을 떠난 것도 깨달음이며, 욕망을 막는 것도 깨달음이며, 안팎의 모든 경계에 탐착하지 않는 것도 깨달음이며, 진여에 따르는 것도 깨달음입니다. 사물의 본성에 머무는 것도 깨달음이며, 사물의 진실한 존재에 이르는 것도 깨달음이며, 마음과 마음이 파악하는 대상에서 떠나 분별하지 않는 것도 깨달음이며, 허공과 같아서 평등한 것도 깨달음입니다. 생하고 지속하며 멸하는 일이 없으므로 무위도 깨달음이며, 중생의 마음과 행을 아는 것도 깨달음이며 안팎의 경계를 만나 거기 영향을 입지 않는 것도 깨달음이며, 모양과 빛깔이 없으므로 일정한 위치가 없는 것도 깨달음인 것입니다. 거짓 이름도 그 이름과 글자가 공한 것이므로 깨달음이며, 취하거나 버릴 것이 없는 것도 깨달음이며, 항상 스스로 적정하여 혼란하지 않음도 깨달음입니다. 미혹을 떠난 경계도 그 본성이 깨끗하므로 깨달음이며, 반연을 떠났기 때문에 대상에 집착하지 않음도 깨달음이며, 모든 것이 평등하므로 다르지 않음도 깨달음이며, 비유할 수 없으므로 비교할 길이 끊긴 것도 깨달음이며, 모든 법은 알기 어려운 것이므로 미묘함도 깨달음인 것입니다.’ 부처님, 유마힐이 이같이 설할 때 천신들도 진리를 깨달은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