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11장 19. 여러 가지 정신 작용

제2편 초기경전

제11장 동서의 대화

  1. 여러 가지 정신작용

밀린다왕은 나가세나에게 물었다.

“스님, 모든 것이 혼합돠어 있을 때 이것은 촉각이고 이것은 감정이며 이것은 표상이고 이것은 생각이라는 등으로 분리시켜 분명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따로따로 구별할 수는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하여 주십시오.”

“궁중의 요리사가 요리를 만든다고 합시다. 그는 음식에다 기름과 소금과 생강과 마늘과 후추와 그 밖의 조미료를 넣습니다. 그때 대왕은 요리를 들고 온 요리사에게 ‘이 요리에서 기름 맛과 소금 맛과 생강 맛과 마늘 맛을 분리하여 가져오너라’하고 분부했다고 합시다. 그 요리사가 혼합하여 만든 요리에서 ‘이것은 기름 맛, 이것은 소금 맛, 아것은 생강 맛, 이것은 마늘 맛입니다.’라고 분리하여 가져올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양념 맛은 하나하나 특징에 따라 나타나 있습니다. 꼭 그와 같습니다. 모든 것이 한데 혼합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분리하여 이것은 감정이요, 이것은 생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임금님, 소금을 눈으로 보고 알 수는 있습니까?”

“알 수 있습니다.”

“잘 들으십시오, 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소금이 갖고 있는 흰빛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혀로 알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스님, 만일 혀로만 소금을 알 수 있다면 황소는 왜 소금 전체를 수레로 실어 나릅니까? 짠맛만을 나르면 될 텐데.“

”임금님, 그것은 짠맛만을 실어 나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짠맛과 무게라는 두가지 성질은 소금에서는 하나이면서 또한 갈라져 있는 것입니다. 임금님, 대체 소금을 저울로 달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달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소금은 저울로 달 수는 없습니다. 그 무게만을 저울로 달 수 있을 뿐입니다.”

“잘 말씀하셨습니다. 나가세나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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