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초기경전
제8장 효행
- 대인 관계 1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육방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한다. 동쪽은 부모요, 남쪽은 스승이며, 서쪽은 아내요, 북쪽은 친족이며, 아래쪽은 종이요, 위쪽은 덕이 높은 사문과 바라문이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다음 같은 일로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부모를 잘 받들어 아쉬움이 없게 하고,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에게 알리며, 부모가 하시는 일에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고 부모의 당부를 어기지 않으며, 부모가 경영하는 바른 사업을 계승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받들어 효도로 섬기면 부모는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또 부모는 다음과 같이 자식을 사랑해야 한다. 자식을 타일러 나쁜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좋은 일은 가르쳐 주며, 사랑이 그 골수에 사무치도록 하고 좋은 곳에 결혼시키며,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대어주어야 한다. 제자가 스승을 받들어 공경하는 데에도 다음과 같은 일이 있다. 필요한 물건을 대어 드리고 예배 공양하며 존경하여 우러러 받들고, 가르침이 있을 때는 순종하여 어기지 않으며 들은 법은 잘 지녀 잊지 않아야 한다. 제자가 스승을 공경하고 받들면 스승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또 스승은 다음 같은 일로 제자를 지도하여야 한다. 법을 따라 다루고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며, 묻는 것에 대답하여 잘 이해하도록 하고, 좋은 법을 알선해 주며 아는 것은 아끼지 않고, 모두 가르쳐 주어야 한다. 남편이 아내를 위하는 데에도 다음 같은 일이 있다. 예절로써 대하고 위신은 지키며, 항상 의복과 음식을 넉넉히 대어 주고 집안 일을 믿고 맡겨야 한다. 또 아내는 다음 일로 남편을 공경하여야 한다. 항상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으며, 말을 부드럽게 하고 잘 순종하며, 남편의 뜻을 먼저 알아 받들어 행해야 한다. 아내가 이와 같이 남편을 받들어 공경하면 남편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다음 같은 일로 친족을 가까이하고 공경하여야 한다. 물건을 나누어 쓰고 말을 인자하게 하며, 이익을 주고 이익을 같이하여 속이지 않아야 한다. 이와 같이 친족을 공경하고 가까이하면 친족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주인은 고용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일을 가르쳐야 한다. 능력에 따라 일을 시키고, 항상 음식을 대어 주며, 수시로 노력의 대가를 치러주고, 병이 나면 치료해 주며 가르쳐 주어야 한다. 또 고용인은 다음 같은 일로 주인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일찍 일어나고 일을 정성껏 해야 하며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고 순서대로 일을 하며, 주인의 이름을 칭송하여 드날리는 것이다. 고용인이 이와 같이 주인을 섬기면 주인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시주는 항상 다음 같은 일로 사문이나 바라문을 받들어 공경해야 한다. 행동이 친절하고 말이 인자하며, 마음이 자비스럽고 때를 맞추어 보시하고 문을 잠그지 않는다. 시주가 이와 같이 사문이나 바라문을 받들면 그들은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또 사문이나 바라문은 다음 같은 일로 시주를 가르쳐야 한다. 그들을 보호하여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게 하고, 좋은 것을 가르쳐 착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듣지 못한 것을 듣게 하며, 이미 들은 것은 잘 이해하게 하고, 천상에 나는 길을 알려 주는 일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장자의 아들 싱갈라는 이렇게 여쭈었다. “부처님, 부처님의 말씀은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교훈과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넘어진 자를 일으켜 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 주시며, 미혹한 이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밤에 등불을 켜시고 눈 있는 사람은 보게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미혹한 자를 깨닫게 하시고 맑고 깨끗한 이치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과 부처님의 법과 승단에 귀의하겠습니다. 저로 하여금 그 바른 법안에서 신도가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는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