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아무리 지중한 죄업을 지은 이라도 임종시에 열번만 부처님을 염하면 지옥고를 면한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정업(定業)은 면하지 못한다 하셨는데 열번 염하는 일로 인과법칙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요?
한마음선원 본원으로 갑니다… ^^ 大行) 인과법칙의 씨앗은 결코 썩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물고기의 머리를 세번 내리친 일로 사흘간 두통을 앓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정업에 대해 말씀하신 걸로 되어있지요. 그러니 임종시에 부처님을 열번 염한다고 지옥고가 면해지겠습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그걸 적어놓은 기록들을 보면서 문자에 얽매여서는 안됩니다. 본래 나라고 규정지을 것은 아무것도 있질 않습니다. 찰나찰나에 쉬지않고 돌아가는데 업이 붙을 자리는 어디이겠습니까? 늘 비유삼아 말씀드리지만 누구라도 순간순간 아들이 되었다가 아버지가 되었다가 친구가 되고 형 동생이 되고 남편이 되기도 하는데 어느 때의 나를 꼭 집어서 나라고 할 수 있던가요? 그렇게 만물은 찰나찰나 고정된 모습이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이지요. 그러니 운명은 뭐고 팔자는 또 무엇이며 정업은 무엇이겠습니까? 다만 중생들이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는 실상을 모르고 나다, 내것이다 하며 규정지으니까 엄연히 주고받는 도리가 있게되는 것 뿐이지요. 그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방편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십념에 지옥고를 면한다 하는데 면하고 자시고간에 지옥고 또한 본래는 붙을 자리가 없습니다. 가령 붙을 자리가 있다면 왜 일념은 아니고 하필이면 십념입니까? 일념만년이란 말도 있지만 한 생각에 우주 삼천대천세계를 공굴리듯 굴리는 도리도 있는데 한 생각 무겁게, 진심으로 되돌린다면 일념이다 십념이다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그대로일 뿐이지요. 모쪼록 문자에 집착하지 마시고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대자유인의 도리를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