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 우유도 짜 놓았습니다. 나는 마히 강변에서 처자와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이 두터운 미혹(迷惑)을 벗어버렸다. 마히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¹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은 꺼져 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떼는 늪에서 우거진 풀을 뜯어 먹으며 비가 와도 견디어낼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져 있다. 거센 흐름에 끄떡없이 건너 벌써 피안(彼岸)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더 뗏목이 소용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항상 내 마음에 듭니다. 그 여자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하고 해탈해 있다. 오랜 수행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 그 어떤 나쁜 점도 있지 않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건강합니다. 그 애들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그 누구의 고용인도 아니다. 스스로 얻은 것에 의해 온 누리를 걷는다. 남에게 고용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소를 매놓을 말뚝은 땅에 박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자 풀로 꼰 새 밧줄은 잘 꼬여 있으니 송아지도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황소처럼 고삐를 끊고 코끼리처럼 냄새 나는 넝쿨을 짓밟았으니, 나는 다시 모태(母胎)에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이때 갑자기 검은 구름이 비가 되어 뿌리더니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쳤다.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고 다니야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얻은 바가 참으로 큽니다. 눈이 있는 이여*2, 우리는 당신께 귀의하오니 스승이 되어 주소서. 위대한 성자시여, 아내도 저도 순종하면서 행복한 분 곁에서 청정한 행을 닦겠습니다. 그러면 생사가 없는 피안에 이르러 괴로움을 없애게 될 것입니다”
이때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이 집착하는 근본은 기쁨이다.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것도 없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근심한다. 근심은 집착에서 일어난다.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