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武帝) 가 달마에게 물었다.
“내 앞에 있는 이는 누구입니까?” 달마가 “모른다”고 대답하니 무제가 말이 없었다. 이에 대해 보녕(保寧)스님은 대신해 혀를 내어보였다.
스님께서 이 말을 들려 주고는 “천지가 하나로 통한다” 하셨다.
태종 (太宗) 이 한 스님에게 “어디서 오시오” 하고 묻자 그 스님이 “와운 (臥雲) 에서 옵니다” 하니 왕은 “와운은 궁벽한 곳이라 천자에게 조회하지 않는데 무엇하러 왔는가” 하였다. 이에 대해 보녕스님이 대신해 말하기를, “밝음을 만나면 드러나는 것입니다” 하였다.
스님께서 이 말을 들려 주고는 “정치가 잘 되는데 누가 달아나겠는가” 하셨다.
적(寂)대사가 삼계도(三界圖)를 올렸을 때 임금이 묻기를, “나는 어느 세계에 있습니까?” 하니 적대사는 대답이 없었다. 보녕스님이 대신해 말하기를, “폐하께서야 어디로 가신들 누가 존칭하지 않겠나이까” 하였다. 스님께서 이 말을 들려 주고는 “합장하고 몸을 굽히는데 누가 우러러보지 않겠는가” 하셨다.
고사인(高舍人)이 한 스님에게 “시방세계가 모두 부처라면 어느 것이 보신(報身)이며 어느 것이 법신 (法身)입니까?” 하고 물었다. 보녕스님이 그 스님을 대신해서 “사인님, 다시 누구냐고 물어 보십시오”하였다. 스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려 주고는 “비구니[師姑]는 여자로 된 것이니라” 하셨다.
설봉(雪峰)스님이 덕산(德山)스님에게 “옛부터 내려오는 종승(宗乘)의 일에 저도 한 몫이 있습니까?” 하였다. 덕산스님이 때리면서, “무어라고 말하는가?” 하니 설봉스님은 말이 없었다. 보녕스님이 대신해 말하기를, “가슴을 치고 곧 나가라” 하였다. 스님께서 이 말을 들려 주고는 “발을 밟고 나가라” 하셨다.
남전(南泉)스님이 양흠(良欽)에게 물었다.
“공겁(空劫) 중에도 부처가 있는가?”
양흠이 대답하였다.
“있습니다.”
“그는 어떤 부처인가?”
“양흠입니다.”
“어느 세계에 사는가?”
양흠이 말이 없었다.
보녕스님이 대신해 말하기를, “선상(禪滅)을 한 바퀴 돌고 나가라” 하였다.
스님께서 이 말을 들려 주고는 “어느 세계에 사는가?” 하셨다.
懶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