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깨달음을 이루지 못했을 때, 혼자 고요한 곳에 앉아 선정을 닦다가 이렇게 생각했었다. ‘세상에는 들어가기 어렵다. 생, 노, 병, 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생들은 생, 노, 병, 사와 그것이 의지하는 바를 알지 못하고 있다.
나는 또 이렇게 생각했었다. ‘무엇이 있어 생(生)이 있고 무엇을 인연하여 생이 있는가? 그러다가 마침내 참다운 지혜로써 알게 되었다. 즉, 존재가 있기 때문에 생이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생이 있다. 그러면 무엇이 있어 존재가 있고, 무엇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는가? 그렇다, 취(取)가 있기 때문에 존재가 있으며, 취를 인연하여 존재가 있다. 취는 사물에 맛들이고 집착하여 돌아보고 생각하여 마음이 거기 묶이면, 애욕이 더하고 자라나게 된다.
그 욕망이 있기 때문에 취가 있고, 또 욕망을 인연하므로 취가 있다. 취를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생이 있으며, 생을 인연하여 노·병·사와 근심과 괴로움이 있다.
이렇게 해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모인다. 등불은 기름과 심지를 인연하여 켜지고 기름과 심지를 더하면 오래 가게 된다. 그와 같이 사물을 취하고 맛들이고 집착하며 돌아보고 생각하면 욕망이 무더기는 더하고 자라난다.
그때 나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무엇이 없어야 노, 병, 사가 없어질까?’ 그렇다, 생이 없으면 노, 병, 사도 없을 것이다. 존재가 없으면 생도 없다. 취가 없으면 존재도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여 욕망을 떠나 마음을 돌아보거나 생각하지 아니하고 마음이 묶이지 않으면 욕망도 곧 멸할 것이다. 그 욕망이 멸하면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존재가 멸하고, 존재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노·병·사와 걱정 근심과 괴로움도 멸한다. 이렇게 해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는 것이다.
기름과 심지로 등불을 켜는 것이므로 기름을 더하거나 심지를 돋우지 않으면 등불은 얼마 아니하여 꺼지고 말 것이다. 그와 같이 모든 것은 덧없이 생멸하는 것이라고 관찰하여, 욕망을 끊어버리고 마음이 돌아보거나 생각하지 않고 묶이어 집착하지 않으면 마침내는 괴로움의 무더기로 멸해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