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聲聞)과 보살(菩薩)
죄성본공(罪性本空)…죄의 성품은 본래 공 하다
보경(寶鏡)과 보흠(寶欽) 두 비구는 10년을 기약하고 깊은 산 속에
초막을 짓고, 수행중 10년이 가까워진 어느 날 보경은 볼일이 있어
성안에 갔다가 그 날밤을 자고 다음날 새벽에 산으로 돌아오는
길인데, 한 요염한 여인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는지라 의심을 품은
보경은, “어디서 자고 이 새벽에 내려오느냐?” 라고 물었더니,
여인은 천연덕스럽게 “젊은 수행자 초막에서 자고 오는 길이요.”
‘必是 이 여인이 보흠을 파계시켜 망치고도 저렇듯 뻔뻔스럽다’
는 불길 같은 분노에 순간적으로 그녀를 해치고 말았다.
초막으로 달려온 보경은 보흠에게 다짜고짜 사실을 묻자,
“어쩔 수 없이 정(情)을 통하고 말았다” 고 실토하였다.
“그대는 음행(淫行)을 범하고 나는 살생(殺生)을 범했으니,
이 죄업을 어떻게 벗고 해탈(解脫)할 수 있단 말인가?”
탄식하며 뉘우치고 있었는데,
지계(持戒) 제일의 우바리를 찾아가 고백을 하였다.
우바리는 일언지하에 “천불이 출세하여도 참회할 길이 없다.”
며 꾸짖었다, 마침 유마힐(維摩詰)이 나타나 말하기를
“우바리여, 이들 두 비구의 참회(懺悔)를 받아들여 죄를 소멸케
하여 안심(安心)시키시오. 죄성은 본시 형상이 없고 內,外 중간에
있는것도 아니오. 어찌하여 두 비구를 괴롭히는가?
마음에 때가 끼면 죄가 되지만 때를 벗기면 죄도
녹아 없어지는 법이오.”
아라한(阿羅漢) 성문(聲聞)<小乘>의 마음과 보살<大乘>의
마음이 잘 밝혀지고 있다.
‘중생이 앓고 있어서 보살 또한 앓는다’고 하였던 유마힐의
大乘菩薩다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