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춘
옛날에 고삼춘이라는 두 내외가 살았는데
평소 염불을 하면서 살았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밥 먹을 줄도 모르고 내외가 앉아서 염불만 했다.
얼마나 염불을 열심히 했냐하면 콩을 한 섬 져다 놓고,
남편이 염불 한 번하고 콩 한 알을 부인에게 주면,
부인도 염불 한 마디하고 이렇게 해서 콩이 한 섬
건너갔다가 또 한 섬 건너오기를 계속해서 염불만 했다.
이 때 중국 천자가 아들이 없어 고민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보시고 아들을 하나 점지 해 주시려고,
중국 천지를 다 둘러봐도 왕자가 될 만한
사람이 없어 한국을 돌아보니 고삼춘이 밖에 없어
부처님께서 천자의 아들로 태어나게 하려고
그 이를 데려갔다.
남편이 죽고 나자 할머니가 혼자 남으니 쓸쓸하여
본래 둘이 세웠던 서원을 생각하며,
“춘아 춘아 고삼춘아 원두 놓아 삼 년 공덕 다리 놓아서
삼 년 공덕 우물 파서 삼 년 공덕 하자더니
나는 어떻게 하라고” 하며 슬피 울면서 넋두리를
하였는데 동네 아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
흉내 낸다고 부르기 시작한 게 그만 동요가 되어버렸다.
그 늙은 할머니는 는 그 소리만 하며 세월을 보냈는데
자꾸 그 소리를 하다보니 누구 아픈 집에 가서
그 소리를 하면 아픈 사람의 병이 낫는지라
그러한 소문이 나서 누구나 아프면 그 이를 데려다
그 소리를 하면 낫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이 때 중국의 천자가 왕자를 낳았는데 손이
쪼막 손이었다.
중국 천지의 명의를 다 동원해도 고칠 수 없어
조정이 다 걱정이 되었는데,
그 할머니의 병 고치는 소문이 천자의 귀에 들어가자
천자가 신하를 보내 그 이를 모셔오라고 해서
할머니가 조정으로 불려갔다.
쪼막 손 왕자 앞에서 할머니가
“춘아 춘아 고삼춘아” 하고 부르니,
그 아이가 “고삼춘 여기 있다” 하고 손을 펴는데
그 아이 손에 고삼춘이라고 쓰여 있었다.
천자가 기뻐서 그 할머니를 모시고 잘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