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루가 따라왔지 않겠어

자루가 따라왔지 않겠어

불화를 잘 그리는 스님이 있었다.

어느날 스님은 부탁받은 탱화를 그리기 위해 길을 나섰다.

스님은 길을 가면서도 오늘 그릴 그림을 골똘히 생각하며

걷고 있었다.

그때 제자가 숨을 헐떡거리며 달려와 그림을 그리는 도구가

든 자루를 스님에게 내밀었다.

너무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그림 그리는 도구를 잊어버리고

온 것이다.

제자가 건네주는 자루를 받은 스님은 말했다.

“허허, 누구신지 모르지만 대단히 고맙습니다.”

제자는 제자대로 어이가 없어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스승에게 한 마디의 말도 건네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그날 저녁 스님이 돌아와 제자들에게 말했다.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지.

오늘 아침 절에 주머니를 놓고 갔는데 나루터까지 주머니가

따라왔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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