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장엄
불교에서는 경전에서 〈연꽃〉을 비유한데 그치지 않고 회화(繪畵)조각공예건축 등 시각적인 면에서도 널리 〈연꽃〉을 표현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불교문화는 곧 〈연꽃〉의 문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불교와 〈연꽃〉은 매우 깊은 관련이 있으며 특히 『화엄경』에서 보았듯이 〈불세계는 곧 연화장세계〉이므로 〈모든 불보살은 앉거나 서있거나 항상 연꽃으로 자리〉를 삼는다.
그래서 모든 불상은 연꽃자리(蓮華座) 위에 모신다. 이런 연꽃자리는 꽃잎이 아래로 숙은 〈복련〉(伏蓮)과 위를 향한 〈仰蓮〉으로 표현한다.
부처의 자리 뿐 아니라 불상을 모시는 불단(佛壇)은 물론 불상을 모신 천장의 닷집우물반자단청문살의 무늬기와의 막새 그리고 탑석등부도층계의 소맷돌법고범종옛 가사경보(경을 싸는 보자기)경책(표지)경에 실린 변상(變相) 등 불교에 관련된 모든 것에 〈연꽃〉문양이 있다.
특히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 등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상도 있고 천신상(天神像) 중에 〈연꽃〉을 들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조각상 뿐 아니라 고려불화를 비롯한 탱화(幀畵)나 벽화에는 〈연꽃〉 꽂은 그림도 있어 그 옛적의 우리나라 꽃꽂이를 알 수 있는 그림도 많이 있다.
현재도 불교권에서는 사월 초파일 등 의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는 불단이나 법당 안팎을 전통 지화(紙花;造花)로 장엄을 하기도 하고 〈연꽃등〉을 만들어 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지화기법은 어떠한가.
전통지화 만드는 법 현재는 생화가 흔해지고 서구식 조화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데다가 전통 지화를 만드는 기법이 매우 번잡하여 지금은 지화를 만들어 장엄하는 일이 별로 없어서 그 기법을 아는 사람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밖에 안 된다. 비단 지화 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통이 거의 단절되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지만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금도 몇몇 뜻 있는 분들이 지화를 만들어 장엄을 하기도 하고 의식이나 초파일 때는 연등을 만들어 달기도 한다. 더구나 현대적 의미의 꽃꽂이를 하는 분 중에 연꽃을 주제로 한 꽃꽂이를 연구하거나 현대식으로 재현하는 분이 더러 있어 고맙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불교와 관련된 지명이 많다. 산 이름만 해도 〈문수봉,보현산,보현봉,묘향산,수도산,불암산,묘적산,낙가산,마니산,오대산,금강산,두타산,사자산,속리산,보개산,천태산,반야산,가야산,덕숭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명은 예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으며 그 중에서도 〈연꽃〉과 관련된 것 만 추려도 부지기수라 할 수 있다.
한국지명사전에서 그 예를 추려보면 연고개 연곡동 연곡골 연곡나루 연곡면 연곡못 연곡재(峴) 연곡장터 연곡포(浦口) 연곡천 연근바위 연꽃바우 연꽃배미(논) 연늪 연담골 연담재 연당골 연당리 연당동 연당마을 연당못 연당거리 연당배미 연당보(洑) 연당산 연당소(沼) 연들 연동 연등못 연등천 연못 연못골 연못배미 연봉 연말(마을) 연지(蓮池) 연화마을 연화장터 연화동 연화지(池) 연화리 연화재 연화산 등이 있는데 위와 같은 이름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