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뱀(竹蛇) 본생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고집스런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가시국의 어떤 부호의 집에 태어났다.
그는 지각이 생길 나이가 되어, 욕망에서 일어나는 고통과 무욕(無欲)에서 생기는 행복을 알고, 욕망을 버리고 히말라야 산에 들어가 선인의 도에 출가하여 일체의 예수법(豫修法)을 닦아 다섯 가지 신통과 여덟 가지 성취를 얻어 선정의 즐거움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뒤에 큰 행각승인 5백인의 행자에 둘러싸이어 그들의 스승이 되었다.
어느 때 한 마리의 조그만 뱀이 본능적(本能的)으로 나와 돌아다니다가, 어느 행자의 방에 들어갔다.
행자는 그 뱀을 자기 아들에 대한 것과 같은 애정으로 사랑하여 그것을 대나무 마디 속에 넣어 귀여워하고 있었다. 대마디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뱀을「대」라 이름하고 행자는 그 뱀을 아들에 대한 애정으로 귀여워하기 때문에 「대의 아버지」라 이름 하였다.
그 때 보살은 어떤 행자가 뱀을 매우 애중히 여긴다는 말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그것이 사실인가 그 행자에게 물었다. 행자는 사실이라 대답하므로
보살은
「뱀이란 신용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랑해서는 안된다.」
고 말하였다. 그러나 행자는
「이 뱀은 내게 있어서 스승과 제자 사이와 같으므로 나는 이 뱀이 없으면 살아 갈 수 없다.」
그 뒤 얼마 안 되어 행자들은 다 야생의 과실을 따기 위해 들로 나갔으나, 그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2·3일 동안 거기서 묵게 되었다. 「대의 아버지」행자도 그 뱀을 대 마디 속에 넣어 두고 뚜껑을 막은 채 그들과 함께 2·3일 지난 뒤에 돌아왔다.
그는 대뱀에게 먹이를 주려고 대마디를 열고
「아가야, 너는 그동안 얼마나 배가 고팠느냐.」
하고 손을 내밀었다. 뱀은 2 · 3일 동안 굶었기 때문에 잔뜩 성을 내어, 그 내민 손을 물어 그 자리에서 행자를 죽이고 숲으로 달아났다.
행자들은 그것을 보고 보살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이 보살은 그 행자를 정중히 장사하고 행자들의 복판에 앉아 다음 게송으로 훈계하였다.
「누구나 자기를 생각해 주고
바로 동정하는 사람의 훈계 듣고도
그 사람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저<대의 아비>처럼 죽게 되리라」
보살은 이렇게 그 행자들을 훈계하고 사범천주(四梵天主)를 얻고는 죽은 뒤에는 범천세계에 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비구여, 너는 금생에서만 고집스러운 것이 아니라 전생에도 그러하였으므로 그 때문에 뱀에 물려 죽게 되었던 것이다.」하고
「그 때의 그(대의 아비)는 지금의 이 비구요, 다른 비구들은 지금의 내 제자들이요, 그 행자들의 스승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