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악어의 전생이야기

큰 악어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우결(友結)우바새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는 사위성의 쇠잔한 집의 아들이었다.

그는 친구를 보내어 어느 양가의 집 처녀에게 청혼했는데 그 처녀가 물었다.

「큰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친구, 또는 벗이 많은가.」

「없소.」

「그렇다면 먼저 그런 벗을 만드십시오.」

하므로 그는 우선 네 사람의 문지기와 벗이 되었다.

그리고 차례로 경찰관·사력관(司歷官)·대신들과 벗이 되고 또 장군과 부왕(副王)과도 벗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과 한 짝이 되어 왕과도 교제하였다.

그래서 80인의 큰 상좌(上座), 특히 아난다 상좌와 친하게 되어 부처님과도 벗이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은 그를 삼귀의와 오계에 안립(安立)시키고 왕도 그에게 권력을 주었으므로 그는 차츰 우결(友結)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왕은 그에게 큰 집을 주고 결혼식을 거행하게 했다.

모든 왕을 비롯해 대중들이 선물을 보냈다. 그 때 그의 아내는 왕의 선물은 부왕(副王)에게, 부왕의 선물은 장군에 주는 등, 이렇게 하여 전 시민을 자신에게 끌어 붙였다.

그리고 이렛 만에는 정성껏 공경을 다해 부처님을 초대하고 부처님을 주로 한 500명의 승단에 큰 보시를 행하였다. 그리하여 공양이 끝난 뒤에는 부처님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듣고 그 부처(夫妻)는 모두 예류과에 안립하게 되었다.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법우들, 저 우결 우바새는 그 아내를 힘입어 그녀의 말을 따라 모든 사람들과 벗을 맺고, 왕에게는 큰 존경을 얻고 부처님과 사귀어서는 그 부처가 모두 예류과에 안립하게 되었다.」

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부처님은 거기 오셔서

『비구들아,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로 여기 모여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비구들이 사실대로 아뢰자,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그가 여자 때문에 큰 명성을 얻은 것은 지금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그는 동물로 있으면서 그 아내의 말을 따라 많은 벗을 얻고 아들로 말미암은 슬픔에서 벗어났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 여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그 변방에 사는 몇 사람은 많은 고기만 얻을 수 있으면 어디나 거기에 부락을 만들고 숲 속을 헤매면서 사슴 따위를 잡아 그 고기로 처자를 양육하였다. 그 부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큰 천연의 호수가 있었다.

그 호수 남쪽에는 숫매 한마리가 있고 그 서쪽에는 암매가 그 북쪽에는 짐승의 왕인 사자가 그 동쪽에는 새들의 왕인 독수리가 살고 있었다.

한편 그 호수의 어떤 높은 곳(섬)에는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때 숫매가 암매에게

「여보, 당신은 내 아내가 되어 주십시오.」하고 구혼했다.

그래서 암매는 숫매에게 말했다.

「당신에게는 어떤 친우가 있습니까.」

「내게는 친구가 없습니다.」

「위험한 일이나 괴로운 일이 우리에게 일어났을 때, 그것을 구해 줄 친우를 얻지 않으면 안 됩니다.

먼저 친우를 얻으십시다.」

「어떤 친우를 얻으면 좋겠습니까.」

「저 동쪽에 사는 독수리 왕, 북쪽에 사는 사자, 호수 가운데 사는 거북이와 친우가 되십시오.」

그는 그녀의 말대로 그들과 친우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호수의 섬에 있는 카람바 나무에 집을 짓고 살았다.

그 뒤에 그들은 두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그들이 아직 날개가 완전히 나기 전에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은 하루 종일 숲 속을 헤매었으나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여 물고기나 거북을 잡으려고 호수로 내려가 그 섬으로 가서 카람바 나무 밑에 누워 있다가 모기들에게 물렸다.

그래서 그것을 쫓기 위해 나무를 비비어 불을 내고 연기를 일으켰다.

그 때 새끼들은 연기에 괴로워하다가 큰소리로 울었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어이, 어디서 새 새끼 소리가 난다. 모두 일어나 횃불을 만들어라, 배가 고파 잘 수가 없다.

새고기나 먹고 자자.」

하고는 모두 일어나 횃불을 만들었다.

암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저 사람들은 우리 새끼 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럴 때 도움을 받으려고 벗을 사귀어 둔 것이다. 남편을 저 독수리에 게 보내자.」

하고

「여보시오, 당신은 가서 우리 새끼에게 닥친 위험을 저 독수리 왕한테 알려 주시오.」

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사람들 저 섬에서 횃불 만들어

우리 새끼들을 잡아먹으려 한다.

여보, 당신은 저 벗에게 알리오.

우리 권속 불행을 새들에게 알려라.」

숫매는 빨리 독수리 왕에게 가서 소리를 질러 온 것을 알리고, 들어가기를 허락 받고 경례하였다.

독수리 왕이 온 까닭을 묻자. 그는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새 중의 새, 뛰어난 새, 독수리의 왕이여

나는 보호를 구해 당신에게로 왔네.

내 새끼 먹으려는 사냥꾼이 있나니

우리의 행복 위해 보살펴 달라」

독수리왕은 걱정 말라 위로하며 다음 게송을 외웠다.

「친한 벗을 현자는 만드네.

좋은 때나 나쁜 때나 행복을 구해

너를 위해 매여, 나는 의행(義行)행하리

선인은 선인 위해 의무를 다하나니」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벗이여, 그 사람들은 지금 나무에 올라가 있습니까.」

「아직 올라가 있지 않습니다. 지금 횃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빨리 가서 그 부인을 위안시키고 내가 간다는 것을 알리시오.」

그는 그대로 했다.

독수리 왕은 날아가 카람바 나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는 것을 내려다보면서 어떤 나무 꼭대기에 앉아있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이 올라와 둥우리 가까이 왔을 때, 그는 호수로 내려가 날개를 적시고 또 입에 물을 머금고 와서 횃불에 쏟아 불이 꺼졌다.

사람들은 그 매와 새끼를 모두 잡아먹으려고 다시 내려가 횃불을 붙여 들고 올라왔다.

독수리는 또 그 불을 꺼 버렸다.

이렇게 되풀이하여 밤중이 되었다.

독수리는 매우 피로했다. 아랫배 껍질은 엷어지고 눈알은 빨개졌다.

그것을 보고 암매는 숫매에게 말했다.

「여보, 독수리왕은 매우 피로해 있습니다. 저이를 잠깐 쉬게 하기 위해 당신은 가서 저 거북당에게 이 사정을 말하십시오.」

숫매는 이 말을 듣고 먼저 독수리 왕에게 가까이 가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선인은 선인을 위해 힘을 다하는 것처럼

자비의 마음을 가진 이의 의무를 그대는 다했다.

자신을 돌보고 힘을 너무 소모하지 말라

우리는 우리 새끼 보호할 수 있나니 그대 생명 있을 때까지.」

「내 이 노력이 네 수호에 있다면

내 몸이 망하더라도 나 늘 겁내지 않네

이것이 벗을 위해 벗이 하는 일

그들은 목숨까지 버리나니 그것은 선인들의 관습이니라.」

부처님은 부처로서 다음 게송으로 독수리의 덕을 칭송하셨다.

「알에서 나와 하늘 날으는 이 새여

그는 못내 하기 어려운 일을 다 해냈나니

한밤중이 되기 전까지

그 매 새끼 위해 할 일 하려고.」

매는

「독수리님, 잠깐 푹 쉬십시오. 내 벗이여」

하고는 거북에게 가서 그를 일으켰다. 거북이

「벗이여, 무엇하러 왔는가.」

하고 묻자 매는

「사실인즉 이러이러한 위급한 일이 생겨 독수리 왕이 초저녁부터 분투하다가 지금은 매우 피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한테 온 것입니다.」

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제 악업에 의해 타락한 사람들도

벗의 동정에 의해 그는 다시 일어서네.

내 새끼들 화를 당하기에 보호를 구해 나는 왔나니

의행을 행하라 물 속에 사는 내 벗이여.」

이 말을 듣고 거북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재물로 곡식으로 또는 그 몸으로

현자들은 그 벗을 돌보아 주네

너를 위해 매여, 나는 의행 행하리

갸륵한 이는 갸륵한 이를 위해 그 의무 다하나니.」

그 때에 그 거북 아들은 곁에 누워 있다가 아버지의 이 말을 듣고

「우리 아버지를 고달프게 해서는 안되겠다. 내가 아버지의 할 일을 대신 맡아 하리라.」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아버지는 편안히 앉아 계십시오.

아들은 아버지 위해 이행(利行)을 행하나니

아버지 위해 나는 의행을 행하리다

저 매의 새끼들을 보호하면서.」

그래서 아버지는 다음 게송으로 그 아들에게 말했다.

「실로 아들아, 그것은 선인들의 관습이다

아버지 위해 그 아들이 이행을 행하는 것

그러나 저 이들은 몸이 큰 나를 보고

아마 그 매 새끼들을 해치지는 못하리.」

이렇게 말하고 큰 거북은 매에게

「벗이여, 걱정하지 마시오. 당신은 먼저 가시오, 나는 곧 따라 가리다.」

하고 그를 보낸 뒤에, 물 속으로 내려가 진흙을 파 모아 그것을 가지고 섬으로 가서 그 진흙을 끼얹어 불을 꺼버리고 거기 누워 있었다. 그 사람들은

「저 매 새끼들이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이 시꺼먼 거북을 굴려 죽여 버리자. 이것이면 우리는 충분히 먹을 수 있다.」

하고 덩굴 풀을 가져와 그것을 묶고 또 그들의 머리 수건까지 풀어 그것을 이리 저리 묶었다.

그러나 그것을 굴릴 수는 없었다. 거북은 그들을 모두 끌고가 물 속 깊이 떨어뜨렸다.

그들도 거북을 탐내어 거북과 함께 물 속에 떨어져 물만 가득 먹고 지쳐서 기어 올라와서는

「한 마리 독수리 때문에 밤중까지 횃불은 되풀이 꺼졌고 이제는 그 거북이 때문에 물속에서 떨어져 물만 배불리 먹었다. 해가 떠도 좋다. 횃불을 다시 만들어 저 매 새끼들을 구워 먹자.」

하고 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암매는 이들의 말을 듣고

「여보, 저 사람들은 언젠가는 우리 새끼들 다 잡아먹고 말 것입니다.

우리 친우 사자에게 가 보십시오.」

하였다. 숫매는 사자에게 다음 게송으로 그동안의 사정을 말하였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야수의 최웅자(最雄者)여

두려움에 고민할 예는 최승자(最勝者)에게 가네.

내 아들 고통 받기에 구원 청해 나는 왔네.

그대는 우리의 왕이거니 우리를 안락하게 하라」

이 말을 듣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매여, 나는 그대 위해 행하리

자, 가자, 너를 위해 저 원수를 죽이자

현자로서 강하게 지혜 있으면

어찌 힘써 그 벗들을 보호하지 않으리.」

사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너는 가서 그 새끼들을 위안시켜라.」

하여 그를 보내었다. 그러고 옥빛 물결을 차면서 돌진했다. 사람들은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독수리에게는 우리 불을 잃었고 거북에게는 머리 수건을 빼앗겼는데 이제는 사자가 오니 우리는 죽었다.」

하고 모두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갔다.

사자는 거기까지 갔으나 나무 밑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독수리와 거북과 매는 사자 가까이 가서 공손히 인사하였다.

사자는 그들에게 우정의 공덕을 말하고는

「지금부터도 친우 법을 부수지 말고 정진하라.」

하고 교훈한 뒤에 거기서 떠났다. 그리고 그들도 각기 제 주소로 돌아갔다.

암매는 그 새끼들을 어루만지면서 친우들의 덕택으로 이들이 살아났다 생각하고 그 행복한 때에 숫매와 함께 다음 게송으로 친우의 법을 말하였다.

「그대들 벗을 만들라 집에 가득 찰만한 벗들

너희들, 귀한 벗을 만들라 내 행복을 이루기 위해

갑옷과 투구가 화살을 부수는 것처럼

벗에 의해 내 아들 보호하여 나는 즐겁네.

벗을 위해서는 도망가지 않는

우리들 친우의 구원에 의해

마음 깊이 유쾌하게 새끼들은 우나니

어미 새 우는 소리 그것을 따라 우네.

진정한 친우들 얻어 모든 현자는

아이들과 가축과 재산을 즐거워하네.

나는 내 아들과 내 남편과 모두 함께

친우들의 자비에 의해 한 자리에 모였네.

왕과 용자를 벗으로 가진 이는 이익 있나니

그들은 우정을 원만히 한 이에게 속하네.

벗이 있으면 명성을 얻고 영달을 가져

이 현세에서 즐거워하네 욕망 많은 사람아.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그 이를 벗으로 삼아라. 내 사람아

보라, 그 벗들의 자비에 의해

우리 새끼들 모두 살아났거니.

힘 센 용자의

벗을 담 치는 새는

나와 당신처럼, 내 사람아

그는 이렇게 은혜 받으리.」

이렇게 그녀는 게송으로 친우의 덕을 말하였다.

그 친우들은 법을 깨뜨리지 않고 일생을 살다가 죽어서는 각기 그 업을 따라 날 곳에 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비구들이여, 그가 그 아내에 의해 안락하게 된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그 전생에도 그러했다.』하고

『그 때의 한 쌍의 매는 지금의 저 부부요, 그 새끼 거북은 저 라후라며, 그 아비 거북은 저 목건련이요, 그 독수리는 저 사리불이며, 그 사자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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