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신과 상인 본생

해신과 상인 본생

옛날 어떤 상인이 바다에 들어가 값이 한이 없는 마니보주를 얻었다가 그만 놓쳐 물속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상인은 국자 한 개를 가지고 큰 용맹심으로 바닷물을 푸기 시작했다. 해신이 보고 비웃었다.

「세간의 많은 중생들이 재물과 이익을 탐해 온갖 짓을 다하지만 내 이제 그대를 보니 그대보다 더할이 다시없다. 8만 4천이나 되는 이 바다를 무슨 재주로 국자로 퍼 내말리려 하는가.

마치 귀고리로 수미산을 취하려 하는 것 같다.」

「해신아, 그런 불선(不善)한 말을 하지 말라, 나는 맹세코 신명을 아끼지 않고 정진하여 결국 바다의 밑바닥을 드러내 보배를 찾고 말리라.」하고 상인은 계속해서 물을 펐다. 당황한 해신은

「저가 만일 저런 마음으로 물을 푼다면 결국 바다는 말라 나의 거처가 없게 될 것이다.」

하고 무가의 보배를 찾아 상인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무릇 사람은 모름지기 용맹심을 내어 괴로움을 젊어지고 권태로움 사양 말라.

내 이런 정진력으로 잃은 보배 찾아 가는 것 보았다.」

부처님은 이 설화를 마치고

『그때의 상인은 나고 해신은 마왕 파순이다. 오늘날도 또한 그런 마음으로 정진하였기 때문에 위없는 정각을 얻었다.」하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정진하는 곳곳마다 소원 이루고

게으르면 항상 큰 괴로움 보나니

지혜 있는 사람 비로소 보리를 이루리라.」

<불본행집경 제31권>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