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작왕(大孔雀王)의 본생

대공작왕(大孔雀王)의 본생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때, 마음에 번민을 가진 어떤 비구에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이웃나라의 암공작의 태에 들었다. 그가 태 안에서 자랄 때, 그 어머니는 먹이를 구하다가 그 알을 낳아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 어머니도 건강하고 뱀 같은 것이 와서 먹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알은 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나가라 나무 싹과 황금빛인 그 알은 때가 되자, 제 힘으로 알을 깨고 금빛공작 새끼로 태어났다. 그 두 눈은 군가의 빨간 열매와 같고 그 부리는 산호빛이며, 세 개의 빨간 선이 목을 감아 등의 복판까지 갔다. 그는 성장하자 그 몸은 대상(隊商)의 수레처럼 크고 아름다웠다.

푸른 공작들은 모두 모여 그를 왕으로 추대해 호위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못에서 물을 먹다가 제 모습의 아름다움을 보고 생각했다.

「나는 모든 공작 중에서 제일 뛰어나게 아름답다. 만일 내가 저들과 함께 사람들이 다니는 곳에 살면 내게 위험이 올 것이다. 고요한 설산에 가서 마음 편히 살자.」

그리하여 모두가 잠자는 밤을 틈 타 아무도 몰래 설산에 들어갔다.

세 번째의 산맥을 넘어 네 번째에 이르렀다.

거기 어떤 숲 속에 연꽃에 덮인 큰 호수가 있었다.

거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한 언덕 가까이 큰 니그로다 나무가 서 있었다.

그 산중에는 기분 좋은 한 동굴이 있었다. 그는 거기살고 싶어 그 입구의 평지로 내려갔다.

거기는 밑에서 올라갈 수도 없고 위에서 내려갈 수도 없어, 새며 고양이며 뱀이며 인간들의 두려움에서 벗어난 곳이었다. 그래서 그는 거기가 안전한 곳이라 생각했다.

그 날은 거기서 지내고 이튿날은 동굴에서 나와 산꼭대기에서 동쪽을 향해 앉아 오르는 해를 보고 그 날의 수호를 구하기 위해

「저 눈 있는 오직 하나의 왕은 오르신다.」

하며 구호의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평지로 내려가 먹이를 먹었다.

그리고 밤에는 돌아와 산꼭대기에서 서쪽을 향해 앉아 넘어가는 해를 보고 그 날의 수호를 구하기 위해 「저 눈 있는 오직 하나의 왕은 넘어가신다.」

하며 구호의 주문을 외웠다. 이렇게 그는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숲을 헤매고 있던 어떤 사냥꾼은 산꼭대기에 앉아 있는 그 공작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그는 죽을 때 그 아들에게

「아들아, 네 번째 산맥의 숲 속에 공작이 살고 있다. 만일 왕이 그것을 구하거든 알려드려라.」

고 하였다. 그 때 어느 날 바라나시 왕비 케마는 새벽에 꿈을 꾸었다.

즉 금빛 공작이 설법하는데 그녀는 귀를 기울여 그것을 듣고 있었다.

공작은 설법을 마치고 일어나 떠났다. 그녀는

「공작왕이 간다. 저것을 붙잡아 주시오.」

하고는 꿈이 깨었다. 그것이 꿈임을 알고 그녀는

「만일 꿈이라 하면 왕은 그다지 개의하지 않을 것이다. 임신한 여자의 희망이라 하면 왕은 유의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아기 배어 바라는 여자처럼 꾸미고 자리에 누웠다. 그 때 왕은 그녀에게 와서 물었다.

「여러분, 왜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소.」

「나는 소원이 있습니다.」

「무슨 소원이오.」

「대왕님, 금빛 공작의 설법을 듣고 싶습니다.」

「여보, 그러나 어떻게 그란 공작을 구할 수 있겠소.」

「대왕님, 만일 그것을 구하지 못한다면 나는 죽고 말겠습니다.」

「여보, 너무 번민하지 마시오. 만일 어디고 그것이 있다면 구할 수 있겠지요.」

왕은 그녀를 위안시키고 나와 옥좌에 앉아 대신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왕비가 금빛 공작의 설법이 듣고 싶다는데 그런 것을 구할 수 있겠는가.」

「대왕님, 그것은 바라문들이 알 것입니다.」

왕은 바라문들에게 물었다. 그들은

「대왕님, <물의 생물 중에 고기·거북·게, 육지 생물 중에 사슴·고니·공작·자고 등 동물과 인간에도 금빛인 것이 있다>고 우리들 상호주(相好呪)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왕은 전국의 사냥꾼을 한 곳에 모으고

「너희들은 일찍 금빛 공작을 본 일이 있는가.」

고 물었다.

그들은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 그 아버지가 보았다는 말을 들은 한 사람이

「나도 일찍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내게 어떤 곳에 금빛 공작이 있다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래서 왕은 그에

「좋다. 그것은 나와 왕후를 살리는 것이다. 너는 가서 그것을 잡아 오라.」

하고 많은 재물을 주어 보냈다.

그래서 그는 그 처자에게 그 재물을 주고 거기 가서 보살(금빛 공작)을 잡기 위해 덫을 놓았다.

그래서 오늘이나 잡힐까, 오늘이나 잡힐까 하며 기다렸으나 잡기 전에 그는 죽고 말았다.

왕비도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왕은 그 공작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다 하고 화를 내어 원한을 머금고

「설산의 네 번째의 산맥에 금빛 공작이 살고 있다. 그 고기를 먹으면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고 금판에 써서 그것을 훌륭한 나무함에 넣어 두고 그만 죽고 말았다.

그 뒤에 다른 왕이 나와 금판의 그 글을 보고는 늙지도 죽지도 않으려고 그 공작을 잡기 위해 어떤 사냥꾼을 보냈다. 그도 또 거기서 죽었다.

이리하여 여섯 왕이 왕위를 이었고 여섯 사람의 사냥꾼이 설산에서 죽었다 일곱 번째 왕이 보낸 일곱 번째 사냥꾼은 오늘이나, 오늘이나 하면서 7년 동안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어째서 이 공작 발은 어떤 덫에도 걸리지 않는가.」

그래서 그를 망보고 있다가 그가 아침저녁으로 구호의 주문을 외우고 있음을 보고

「이 장소에는 다른 공작은 없다. 이 새는 틀림없이 범행을 닦고 있다 그 범행의 힘과 구호주의 힘에 의해 그 발은 덫에 걸리지 않는다.」

고 이렇게 최후로 생각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는 암공작 한 마리를 잡아, 손뼉을 치면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도록 훈련시켜 그것을 데리고 가서 보살이 구호주를 외우고 있는 곳 가까이에 덫을 놓고 손뼉을 쳐 그 암공작을 소리치게 하였다.

보살은 그 암공작의 소리를 듣자 7백년 고요했던 번뇌가 마치 매를 맞는 뱀이 그 모가지를 쳐드는 것처럼 구호주도 외우지 못하고 빨리 그 소리 곁으로 날아가다가, 그 발이 덫에 들어가는 것처럼 내려앉았다.

그 순간 7백년 동안 잡을 수 없었던 그 공작은 덫에 치어 발이 묶이었다. 그 때 그 사냥꾼은 생각했다.

「이 공작왕은 여섯 사람의 사냥꾼이 잡지 못하던 것이다.

이것은 오늘 이 암 공작 소리 때문에 번뇌에 사로잡혀 구호주도 외우지 못하고 쫓아오다가 덫에 걸려 거꾸로 내려앉았다. 나를 괴롭히던 것은 이처럼 그 덕이 높은 것이었다.

이런 것은 남에게 선물로 보내기에는 걸맞지 않다.

왕이 내게 주는 명예가 무슨 필요 있겠는가. 나는 이것을 놓아 주자.」

그러다가 그는 또 생각했다.

「이것은 코끼리처럼 힘이 세고 또 위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까이 가면 그를 죽이러 온다 생각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떠는 바람에 그 발이 날개를 상하게 할런지도 모른다. 나는 가까이 가지 않고 숨어 서서 화살로 그 덫의 끈을 끊어버리자, 그 때에는 그는 제 마음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숨어 서서 활시울에 화살을 대었다. 그러자 공작도

「저 사냥꾼은 번뇌로 나를 괴롭혀 내가 잡힌 몸이 된 것을 알고도 마음에 두지 않고 앉아 있을 것이다 그는 지금 어디 있는가.」

하고 여기저기로 둘러보았다. 그리하여 활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나를 잡아 가려 하고 있다.」

생각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떨면서 다음게송으로 살려 달라 빌었다.

「만일 그대 재물을 탐해 나를 잡으려 한다면

나를 죽이지는 말고 산 채로 잡아

벗이여, 나를 왕에게 데리고 가면

아마 너는 적지 않은 재물 얻으리.」

이 말을 듣고 사냥꾼은

「저 공작장은 내가 저를 쏘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 생각하고는 그를 위안시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지금 내가 활시울에 화살을 댄 것은

너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공작왕아, 나는 저 덫을 부수려 하나니

너는 마음대로 어디로든지 가라.」

그래서 공작은 다음 게송을 읊었다.

「너는 밤낮 주림과 목 마름을 참으며7년 동안 나를 쫓아다녔다.

그런데 나를 덫으로 잡았으면서 왜 이 결박에서 놓아 주려 하는가 오늘은 너는 살생하기 버리고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주려 하는가 나를 덫으로 잡았으면서 이 결박에서 놓아주려 하나니」

그리고 그들은 다시 다음 게송으로 문답했다.

「사람이 살생을 버린다. 맹세하고

그리고 일체 생물을 두렵게 하지 않으면

그는 이 세상 떠나 어떤 행복 얻는 가?

공작왕아, 나는 네게 그것 묻는다.

사람이 살생을 버린다. 맹세하고

그리고 일례 생물을 두렵게 하지 않으면

그는 현세에서 칭찬을 받고

죽어서는 저 천상에 간다.」

이 말을 들고 보살은 다른 세계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덫 막대기 밑에 거꾸로 매달려 다음 게송을 읊었다.

「저 달도 해도 모두 잘 보이고

그 빛이 빛나며 허공을 다닌다.

저것들은 하방세계의 것인가 타방세계의 것인가.

어째 그것이 인간 세계 것이라 말하겠는가.

사냥꾼은 다음 게송으로 답했다.

「저 달과 해는 모두 잘 보이고

그 빛이 빛나며 허공을 다닌다.

저것은 타방 세계의 것 이 하계의 것 아니다

그것을 신(神)이라고 인간 세계에서는 말한다.」

그래서 보살은 그에게 말했다.

「그 업의 존재를 부인하고

또 선악의 과보를 부인하며

보시를 우치하는 무인론자(無因論者)는

무지한 사람이라 배척당한다.」

보살이 이렇게 말하자 사냥꾼은 곰곰 생각하다가 다음 게송을 외웠다.

「실로 네 그 말은 진실한 말이다

어떻게 보시에 과보 없다 하겠는가

선악의 과보도 그러하거니 어떻게

그것을 어러석다 하겠는가.

어떤 행동을 어떻게 행하고

어떤 고행을 어떻게 닦는가

공작왕아, 그것을 내게 말하라.

내가 저 지옥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만일 내가 이 물음에 대해 전부 설명하면 이 인간 세계는 팅 비고 말 것이다.

나는 여기서 저 법을 믿는 사문과 바라문의 상태를 말하리라.」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누구나 사문으로 이 땅에 살면서

가사를 두르고 가정에 있지 않고

알맞은 때에 탁발하러 다니며

아닌 때에 하지 않으면 그는 선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가까이 해 물어라

그들은 네 마음을 기쁘게 해 주리라

그들은 네게 각기 그 지혜 따라

이 세상 저 세상을 밝게 말해 주리라.」

이렇게 말하고 보살은 그 사냥꾼을 지옥의 두려움으로 겁나게 했다.

실로 그는 바라밀을 성취한 벽지 보살로서 성숙한 연꽃이 그대로 태양의 광선을 받기 위해 서 있는 것처럼 완전한 지혜를 얻어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보살의 이 법화를 듣고 그 자리에서 모든 행을 깨닫고 세 가지 법을 다 알고 벽지불의 지혜를 중독했다. 그 지혜와 보살이 뜻에서의 해탈은 같은 순간이었다.

벽지불은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생의 마지막에 서서 그 감동을 다음 게송으로 읊었다.

「뱀이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푸른 나무가 마른 잎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오늘 나는 사냥꾼의 생활을 버리네.

사냥꾼의 생활을 나는 던져 버리네.」

그는 이 감홍의 시를 읊고

「나는 지금 모든 번뇌의 얽매임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우리 집에는 많은 새들이 결박되어 있다.

나는 그들을 어떻게 풀어 놓을까」하고 생각하며 보살에게 물었다.

「공작왕, 우리 집에는 많은 새들이 결박되어 있습니다. 그들을 어떻게 풀어 놓으면 좋겠습니까.」

보살에게는 벽지불보다 큰 일체를 아는 방편섭취(方便攝取)의 지혜가 있었다.

그래서 보살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도를 닦아 번뇌를 깨뜨리고 벽지불의 지혜로 결박된 중생이 없어질 것이오.」

그리하여 보살에 의해 주어진 문에 들어가 다음 게송으로 맹세했다.

「몇백 마리나 되는지 모르는 그 많은 새들

지금 우리 집에 결박돼 있다

나는 오늘 그들에게 생명과 해방 주어

그들로 하여금 각기 제 집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이 맹세에 의해서 불시에 그 새들은 결박에서 해방되어 기쁜 소리를 지르면서 각기 제 집으로 돌아갔다.

그때부터 전 세계의 모든 집에는 고양이를 비롯해 결박된 중생들이 없어졌다.

벽지불은 손을 들어 그 머리를 쓸었다. 그러자 속인의 표는 사라지고 출가의 표가 나타났다.

그는 60세 된 장로처럼 가사를 입고 여덟 가지 필수품을 가지고는

「당신은 내 위대한 구세주입니다.」

하며 공작왕에게 합장하고 오른쪽으로 돌아서는 허공에 올라 난다무라산 꼭대기로 갔다.

그리고 공작왕은 막대기 끝에서 날아올라 먹이를 먹고는 제 집으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 『그 때의 그 공작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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