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타라의 전생이야기

건타라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약물을 저장하는 계율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이것은 왕사성에서 일어난 일로 존자 비린타바차가 동산지기의 가족을 해방시키기 위해 왕궁으로 가서, 그 신통의 힘으로 궁전을 황금으로 지었을 때, 사람들은 만족하여 그 장로에게 다섯 가지 약물을 보내었다. 장로는 그것을 그 권속에게 주었다.

그런데 그 권속은 그런 것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서는 항아리며 병이며 동냥부대에 넣어 간직해 두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저 탐욕스런 사문들은 보물창고의 천한 창고지기다.」

생각하고 분개하였다. 부처님은 이 사실을 알고 병난 비구의 계유에 관해 말씀하시고

『비구들이여, 내가 아직 세상에 나오기 전에 외도로 출가하여 5계만을 지키는 어떤 현자는 이튿날을 위해 소금과 사탕만을 저장해 두는 자까지도 비난하였다.

그런데 너희들은 이런 구제의 가르침에 들어와 있으면서 이틀 사흘을 위해 저장하는구나.』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보살은 건타라국 건타라왕의 왕자로 그 부왕이 죽은 뒤에는 왕위에 나아가 정의로 나라를 다스렸다.

또 중국에서는 비제하국의 비제하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 두 왕은 서로 만나지는 못했으나 친한 벗이 되어서 서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때 사람들의 수명은 3만세였다.

그런데 건타라왕은 어느 보름날 자자일(自恣日)에 계율을 굳게 지키고 높은 궁전에 만들어 둔 훌륭한 자리판에 나아가, 열어놓은 창으로 동방 세계를 바라보며 앉아 대신들에게 법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하늘에 오른 둥근 달을 라후가 덮어 달빛이 숨어버렸다.

대신들은 그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달을 바라보다가

「저 달은 밖에서 오는 더러운 물건에 더럽혀져 빛이 없어졌다.

나와 같은 경우에도 신하들이 더러워, 마치 라후에 의해 빼앗긴 달처럼 내 빛이 없어진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좋지 않은 일이다.

저 맑은 하늘에 빛나는 달처럼 나는 왕위를 버리고 집을 떠나자. 내게 대해 다른 교훈은 필요 없다.

나는 가족이나 신하들에 집착하지 말고 내 자신을 훈계하면서 돌아다니자.

그것이 내게 어울리는 일이다.」

생각하고

「이 나라는 그대들 마음대로 하라.」

하고 대신들에게 나라를 주었다.

그리고 그는 카수미라와 건타라의 두 나라 왕위를 버리고 선인(仙人)의 도에 들어가, 선정에 의한 신통을 얻고 선정의 기쁨에 몸을 맡겨 설산 지방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비제하왕은 상인들에게 건타라왕의 안부를 물어 그가 집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내 벗이 출가하였는데 나 혼자 왕위에 있어서 무엇하리.」

하고 생각하고는 7유순의 미제라시와 3백유순의 비제하국, 1만 6천의 무희(舞姬)를 버리고 자녀를 돌아보지 않은 채 설산 지방에 들어가, 나무 열매로 목숨을 이어가면서 고요한 종교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다 같이 수행하고 있던 그들은 그 뒷날 서로 만났으나 그런 줄은 모르고 서로 의좋게 고요한 종교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비제하 도사는 건타란 도사에게 봉사 하고 있었다.

그들이 어느 보름날 밤 어떤 나무밑에 앉아 법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하늘에 오른 달을 라후가 덮어버렸다. 비제하도사는

「왜 달빛이 없어졌을까.」

하고 바라보다가 라후에게 빼앗긴 달을 보고 물었다.

「스승님. 누가 달을 덮어 빛나지 않게 했습니까.」

「아우님, 저 라후야말로 달을 더럽혀 빛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나도 라후에 덮인 달을 보고 <저 깨끗한 달은 밖에서 오는 더러움에 의해 빛을 내지 못한다.

내게는 이 왕위가 더러움이다. 마치 라후가 달을 가리는 것처럼, 이 왕위가 나를 빛나지 못하게 하기 전에 나는 출가하자> 생각하고,라후에 가린 달을 인연으로 하여 나는 곧 왕위를 버리고 출가했던 것이다.」

「스승님, 당신은 건타라왕이 아닙니까.」

「그렇다.」

「스승님, 나는 비제하국 미제라시의 비제하왕입니다. 실로 우리들은 서로 보지 못한 벗입니다.」

「그런데 그대에게는 어떤 인연이 있었던가.」

「나는 당신이 출가했다는 말을 듣고 <참으로 그는 출가의 공덕을 잘 보았다>

생각하고 당신을 인연으로 하여 왕위를 버리고 출가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뒤로 더욱 친해져 나무 열매 푼 열매를 먹으며 돌아다녔다.

그들은 거기서 오래 살다가 소금과 식초를 얻기 위해 설산에서 내려와 어떤 국경마을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에 만족하여 음식을 주고, 또 그들의 동의를 얻어 밖에 사용하는 휴게소를 숲 속에 지어 그들을 머무르게 하였다.

또 그들이 식사할 때를 위해 도중의 깨끗한 물이 있는 곳에 집을 세웠다.

그들은 국경 마을의 행걸을 마치고 그 초막에 앉아 식사를 마치고는 그들 주소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그 마을 사람들이 그들에게 음식을 줄 때는 어떤 때는 그 바루에 소금을 많이 넣어 그들에게 주었다.

비제하 도사는 그것을 받아 가지고 가서 밥 먹을 때에 보살에게 충분히 주고, 자기도 적당한 분량을 가진 뒤에 남은 것을 바구니에 넣고는

「이것은 소금을 얻지 못하는 날 쓰리라.」

생각하고 풀더미 속에 그것을 간직해 두었다.

그 뒤 어느 날 소금기가 없는 음식을 얻었을 때 도사는 건타라 도사에게 음식을 담은 그릇을 주고 비구니에서 소금을 내어

「스승님, 이 소금을 받으시오.」

하였다. 보살은 그에게

「오늘은 아무에게서도 소금을 얻지 못했는데 그대는 어디서 이것을 손에 넣었느냐.」

고 물었다. 비제하는

「스승님, 전날 사람들에게서 많은 소금을 얻었습니다.

그 때 나는(이것은 소금을 얻지 못하는 날에 쓰리라) 생각하고 그 나머지를 간직해 두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 때 보살은

「어리석은 사람아, 그대는 2백 유순의 비제하국을 버리고 출가하여 한 물건도 없는 경우에 있으면서 그 소금과 사탕에 욕심을 일으켰다.」

「스승님 당신은 자기 허물을 보지 못하고 남의 허물만 보십니다.

실로 당신은 <남에 대한 교훈이 내게 무슨 필요가 있는가. 내 자신을 훈계하자> 생각하고는 왕위를 내던지고 출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 나를 훈계 하십니까.」

이 말을 듣고 보살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비제하여, 나는 바른 법을 말한다.

법 아닌 것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바른 법을 기꺼이 말한 그 때에

나는 온갖 사악(邪惡)에 물들지 않는다.」

비제하는 보살의 이 말을 듣고

「스승님 아무리 유익한 말이라 하더라도 남을 반대하고 남을 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당신은 내게 마치 둔한 면도칼로 털을 깎는 것처럼 거칠고 사납게 말했습니다.」

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어떤 종류의 일이라 해도

남을 번거롭게 하면 그 때문에

아무리 크게 이로운 말이라도

현자는 그것을 말하지 않네.」

이 말을 듣고 보살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남을 괴롭히다니 그렇게 말하지 말라

비록 등겨처럼 흩어지는 한 있어도

바른 법을 기꺼이 말할 때에

나는 어떤 사악에도 물들지 않네.」

이렇게 말하고 보살은 다시

「비제하여, 질그릇이 날찰흙은 취급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너를 상대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비제하여, 나는 몇 번이고 나무라리라. 그러나 진실한 것은 거기 있을 것이다.」

고 하였다. 이 부처님의 교훈에 알맞는 행에 사는 사람은, 마치 장인이 몇 개의 병을 몇 번이고 두드려 보고는 덜 굳힌 것을 취하지 않고 잘 굳힌 것을 취하는 것처럼, 몇 번이고 교훈과 꾸지람을 듣고 그 사람이 품위를 보전하는 것은 잘 굳힌 병과 같은 것이다. 비제하는 이 말을 듣고

「스승님, 이 뒤로는 나를 훈계해 주십시오. 나는 건방지게 함부로 당신과 말다툼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보살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설산으로 들어가 친하게 지내면서 살았다.

보살은 거기서 비제하에게 선정에 들어 수행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그것을 수행하여 신통의 힘과 선정의 힘을 얻었다.

이렇게 선정에서 물러나지 않은 그들은 범천세계에 날몸이 되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비제하는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건타라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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