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찰에게 유혹된 대상
급고독장자의 친구 5백 명의 대상들이 부처님께 공양하고 5계를 받은 뒤 부처님께서 왕사성으로 가신 뒤 다시 이교도에 귀의하였다.
얼마 후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오자 그들은 이교도에게 나아갔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불교에 제차 귀의하였다. 그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여 전생의 인연담을 들려주었다.
『옛날 카시국 바라나시에 부라후마닷타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5백명의 대상을 거느린 수 상인이 있었다. 그들은 각기 바라나시에서 값진 보배들을 가득 싣고 큰 사막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한꺼번에 가면 말먹이와 물과 여러 가지 생활필수품을 구하기가 힘들 것 같아 누가 먼저 갈 것인가에 대하여 의논하기로 하였다. 어리석은 대상은
「먼저가면 파괴되지 않는 길과 싱싱한 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맑은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내가 먼저 가야겠다.」
생각하고 그렇게 말했다. 영리한 청년대상은
「그럼 그렇게 하라.」
고 승낙 하였다.
그런데 먼저번 대상들이 가는 길에 야차의 무리가 나타났다.
하얀 젊은 소가 끄는 기분 좋은 수레를 타고 주위에는 무기를 가진 여러 권속들이 외워 싸고 있어 마치 친선과도 같았다. 어리석은 대상이 물었다.
「어데서 오는가?」
「당신들이 가고저 하는 길에서 온다.」
「길이 위험하지 않던가?」
「도적은 물론 사나운 짐승들도 없었다.」
「물이 있던가?」
「물도 많고 풀도 많았다. 그리고 무서운 짐승들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무거운 짐들을 괜히 가지고갈 필요가 없겠다.」
하고, 물, 풀등을 다 내려놓고 갔다.
얼마쯤 가다보니 물은커녕 풀 한포기도 볼 수 없는데 거기 또 도적 때가 나타나 모든 물품들을 다 약탈해 가고 각자도 상으로 흩어진 대상들 앞에는 무서운 짐승들이 나타나 다 잡아먹었다.
그런데 뒤에 나선 젊은 대상은 먼저 간 사람들의 길을 따라 가며 먼저 간 사람들의 소와 말이 뜯어 먹어 새로난 부드러운 풀을 짐승들께 먹이고 그들이 파놓은 우물에서 물을 얻어 큰 걱정 없이 갔으나 앞의 대상들이 만났던 장소에서 다시 나찰들을 만나게 되었다.
대상들은 나찰의 말을 듣고 쓸데없는 물과 풀을 무겁게 가지고 갈 것이 없으니 내려놓고 가자고 하였으나
「지금까지 나는 이곳에 연못이나 못들이 있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고, 비가 온다면 습기가 찬 바람에 구름덩이가 떠와야 하는데 맑은 날에 바람기 하나 없으니 어찌 이 사람들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하며 단단히 벼르고 앞으로 나아갔다. 과연 그것은 야차들이 꾸며 댄 술책이었다.
그리하여 영리한 대상은 많은 이득을 얻어 그들 모든 대상들에게 부귀를 주었지만 어리석은 대상은 그들 자신과 가족들에게 완전 패배를 안겨주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그때의 어리석은 대상은 데에바닷다이고 젊은 대상은 바로 나였다」하였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