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天)사람의 뛰어난 전생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범인(凡人)이 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어느 때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
「법우들, 부처님이 간단히 말씀하신 것을 법장 사리불이 자세히 설명하였다.」
하고 사리불 장로의 덕을 칭송하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서북방의 어떤 바라문집에 태어났다.
그는 득차시라에서 일체의 학술을 배운 뒤에, 모든 욕심을 버리고 선인의 도에 들어가 출가하여, 5신통과 8선정을 얻고 설산에 살고 있었다. 그 제자로서 5백 명의 행자가 있었다.
그 수제자는 짜고 매운 음식을 얻기 위해 행자의 반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갔다.
마침 보살은 죽을 때가 되었다. 제자들은 그에게
「스승님은 어떤 미덕을 얻으셨습니까.」
하고 보살이 성취한 무엇을 물었다.
그러나 보살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하고, 이내 죽어서는 광음천, 범천의 세계에 났다.
보살은 비록 형상세계의 선정을 얻었으나 어찌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무형세계에는 날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그 스승은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하여 그 무덤에 대해 경의도 표하지 않았다.
수제자는 돌아와 스승이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그들에게 물었다.
「스승님께 그 성취하신 바가 무엇인가고 물어 보았는가.」
「예, 물어 보았습니다.」
「아무 것도 없다 하였으므로 우리는 스승님을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수제자는
「그대들은 스승님의 그 말뜻을 몰랐던 것이다. 스승님은 무처유처정(無處有處定)을 얻고 계셨다.」
하고 몇 번이나 되풀이해 말했으나 그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보살은 범천에서 이 사실을 알고
「저 우치한 제자들은 내 수제자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 사실을 저들에게 보여 주리라.」
하고 범천세계에 내려와 도원(道院)위에서 큰 자신의 힘을 모이되, 허공에 서서 수제자의 지혜의 힘을 칭찬하여 다음 게송을 읊었다.
「모여 오는 이
그 수가 천이 넘는다
무지한 이들 비록
백년 동안 슬피 울어도
그 말뜻을 깨닫게 하기에는
지혜로운 한 사람의 설명보다 못하다.」
보살은 이렇게 허공에서 설법하여 행자들의 의심을 풀어 주고 범천세계로 돌아갔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고
「그 때의 그 수제자는 저 사리불이요, 그대 범천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