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없음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기원정사에 계실 때, 사위성에 사는 어떤 우바새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는 예류과(預流果)를 얻은 부처님의 제자였는데, 어떤 일로 대상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수레를 풀어 놓고 야영을 시작했을 때, 그 대상들과 멀지 않은 어떤 나무 밑을 거닐고 있었다.
그 때를 틈타고 5백의 산적들은 그 야영을 약탈하려고, 활과 몽둥이를 들고 그 장소를 포위하였다.
그 우바새는 거닐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산적들은 그를 보고
「저이는 확실히 야영의 수위일 것이다. 저이가 잠들기를 기다려 약탈하자.」
하고 엄습할 수도 없이 여기 저기 서 있었다.
그 우바새는 저녁에도 밤중에도 새벽에도 거닐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날이 새어 산적들은 덮칠 기회를 잃자 손에 들었던 돌멩이와 몽둥이를 버리고 달아나 버렸다.
그 우바새는 볼일을 다 보고 사위성으로 돌아와 부처님께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자기를 지키는 것은 곧 남을 지키는 일이 됩니까.」
「그렇다 우바새여, 자기를 지키면 남을 지키고 남을 지키면 자기를 지키는 일이 된다.」
「세존이시여, 저는 대상의 한 떼와 함께 길을 가다가, 나무 밑에서 거닐면서 자기를 경계하려 하였더니, 그것이 온 대상을 지키는 일이 되었습니다.」
「우바새여, 전생에도 어떤 현인은 자기를 지키는 일이 남을 지키는 일이 되었다.」
하고, 여럿의 간절한 청으로 과거의 일을 이야기 하셨다.
『옛날 바라나시에서 부라후마닷타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바라문의 집에 태어나 자라서는 모든 욕심은 죄악임을 알고 선인(善人)을 따라 집을 떠나 설산에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소금과 식초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는 지방으로 나와 탁발하는 도중에, 대상의 한 떼와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어떤 숲에 이르러 대상이 야영을 쳤을때, 그는 그 대상의 가까운 곳에서 선정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한 나무 밑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이 저녁을 먹은 뒤에 5백 명의 산적들은 그 대상을 약탈하려고 와서 포위하였다.
그들은 이 보살을 보고
「만일 저이가 우리를 보면 반드시 대상에게 알릴 것이다. 저이가 잠이 들거든 약탈하자.」
하고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보살은 밤새껏 거닐고 있었다.
산적들은 통을 탈 수 없었기 때문에 각기 가졌던 몽둥이며 돌을 모두 던져 버리고 대상에게 외쳤다. 「대상들이여, 만일 오늘 저 나무 밑을 거닐고 있는 도사가 없었더라면 너희들은 다 약탈을 당했을 것이다. 너희들은 내일 저 도사에게 크게 공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떠났다.
밤이 샌 뒤에 대상들은 산적이 버리고 간 몽둥이와 돌들을 보고 두려워 하면서 보살에게도 가서 경례하고 물었다.
「스승님, 스승님 그 산적들을 보셨습니까.」
「그래, 나는 보았다.」
「스승님은 그 많은 산적들을 보고도 겁도 두려움도 없습니까.」
「여러분, 산적을 보고 두려워하는 것은 재물을 가진 사람의 일인데 내게는 재물이 없다.
누구를 두려워하겠는가. 마을에 살거나 숲 속에 살거나 네게는 아무 두려움이 없다.」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마을에 살아도 내게는 걱정 없고
숲 속에 살아도 내게는 두려움 없다
자비스런 마음에 의하여
나는 바른 길에 올랐나니.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시고
「그 때의 그 대상들은 네 제자들이요, 그 선인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