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혀를 빼고 갚음을 받은 반과
당나라 부평현(富平縣)의 도수소리(都水小吏) 반과(潘果)는 친구들과 함께 들로 놀러 갔다가 풀을 뜯어먹고 있는 양을 쫓아가 잡으려고 했다.
그러니까 양이 큰소리로 슬피 울므로, 반과는 주인이 알까 보아 양의 혀를 빼어 죽여 버렸다.
그런 일이 있은 뒤 얼마 안되어 반과는 혀에 부스럼이 났다.
녹두알 같은 것이 가득 나서 음식 먹을 수 없고. 말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별의별 약을 다 써 보았으나 아무런 효험이 없어서, 마침내 벼슬도 그만두고 날마다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그의 후임자 정여경(鄭餘慶)이 보고,
『이것은 틀림없이 업병(業病)이니, 법화경 한 질을 베껴 써서 양의 명복을 빌어 보시오.』
하였다.
반과는 문득 양의 혀를 빼어 죽인 일을 크게 뉘우치고, 법화경 한 질을 베껴써서 양의 명복을 빌고, 부처님께 나아가 진심으로 참회하였다.
그랬더니 얼마 안가서 병이 차차 나아 다시 벼슬을 하고 부지런히 법화경을 독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