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귀신과 귀태
양정공(襄靖公)이 아직 소년이었을 때의 일이다.
형제 세 명을 데리고 그의 부친의 임지인 경산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두 명의 동생과 함께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소변을 보기 위해 그는 밖으로 나와 문득 앞을 보자 하얀 불의 구슬이 눈부시도록 오색의 광채를 띠며 수레바퀴처럼 데굴데굴 공중에서 돌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초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는데 그 속도는 마치우뢰와도 같았기 때문에 양정공은 깜짝 놀라 방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그가 방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불도 삽시간에 방안으로 따라 들어왔으나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잠시 뒤에 가장 구석진 곳에서 자고 있던 아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불에 데인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코와 입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한국의 귀신>